집값 바닥 찍었나…서울 매매가 하락 멈춰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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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이 살아나는 것일까. 올초부터 떨어지는 아파트값이 최근 들어 하락세를 멈추며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 결과 11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보합세(전주대비 0%)를 보이며 37주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다른 업체들의 시세 조사 결과도 다르지 않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 주 보합권(0%)에 머물렀고 스피드뱅크 조사에서는 0.01% 올라 38주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그러나 전망이 썩 밝지만은 않다. 수도권은 여전히 시장 분위기가 싸늘한 데다 서울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 금리 추가인상 등 시장에 영향을 끼칠 만한 악재도 남아있다.

한결 여유로워진 집주인들

서울 아파트 값 하락세가 멈춘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최근 들어 중소형(전용 85㎡ 이하)아파트의 급매물이 많이 거래되면서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중소형이 오르는 데는 전셋값 급등세가 한 몫 했다.

송파구 잠실동 월드공인 김성래 사장은 “전셋값이 계속 오르자 대출을 받아 중소형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로 급매물이 다 팔렸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재건축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는 것도 요인이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35㎡형은 6억9000만~7억500만원 선으로 일주일 만에 800만원 정도 뛰었다. 잠실 주공5단지는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 등의 호재로 일주일 새 500만원 정도 올라 119㎡형이 13억원을 호가한다.

라인공인 양성건 사장은 “재건축아파트 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 수요가 조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연구기관들의 긍정적 전망이 속속 나오면서 매도자들은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다. 

서울 가양동 다나공인 주영서 실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집값이 더 내리기 전에 팔아달라는 매도자들이 많았는데 이달 들어서는 이런 사람들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집값이 더 내리지나 않을까 조바심을 내던 집주인들이 지켜보자는 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지방 아파트 값은 공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이미 상승세로 돌아섰다. 부산은 지난주에만 0.06% 올랐고, 대구(0.04%)·대전(0.10%) 등지는 하반기 들어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집값 대세 상승은 아직

이 때문에 집값이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견해가 나온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올해 이후 입주 물량이 급감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올 연말이 단기 저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집값이 완전히 상승세로 돌아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서울의 경우 하락세가 멈췄지만 일부 상품·지역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매수세가 없어 대세 상승으로 돌아서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지난 주 조사 결과 매수세가 매도세보다 많다고 응답한 중개업소는 전체 응답자(2764곳)의 1.9%에 불과했다.

광진구 구의동 현대부동산 이정훈 사장은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추격 매수세가 없어 대세 상승으로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여전히 소득 대비 집값이 비싼 편이어서 매수세가 확 늘기는 힘들다”며 “당분간 집값이 보합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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