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회복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 다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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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 브라베크레트마테 네슬레 회장이 11일 G20 비즈니스 서밋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세계 정상급 기업인 120명이 참석해 재계의 ‘유엔 총회’로 불린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이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11일 막을 내렸다.

 전날 CEO 인터뷰와 환영 만찬으로 시작된 비즈니스 서밋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개막총회에 이어 하루 종일 4개 분과별 토론을 이어갔다. 오후 3시50분 폐막총회에서 CEO들은 G20 정상과 세계 경제계에 전달할 66개 권고사항이 담긴 ‘공동성명서’(조인트 스테이트먼트)를 채택했다.

 공동성명서에서 CEO들은 “글로벌 경제회복 과정에 도움이 되기 위해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할 것으로 약속한다”고 선언했다. 공동성명엔 12개 워킹그룹(작업반)이 지난 넉 달간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정부·재계·국제기구·민간단체가 해야 할 조치에 대한 권고안이 담겨 있다. 내년까지 도하개발어젠다(DDA)를 타결하고, 보호무역주의를 글로벌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릴 것을 요구하는 등의 내용이다. <본지 11월 10일자 1면, e7면>

 스웨덴 SEB그룹의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은 폐막사에서 “무역·투자,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4개 분과에서 논의한 내용이 실천되는지 평가하기 위해 국제상공회의소(ICC)·세계경제포럼(WEF)과 협의해 모니터링을 하고 성적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발렌베리 회장은 “12일 G20 정상들에게 우리 보고서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G20 정상회의의 부대행사로 열렸지만 세계 경제계를 주도하는 기업인이 경제위기 뒤 사실상 처음으로 모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민·관 협력안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서울 G20에서 처음 시도된 비즈니스 서밋 모델이 G20의 민간 채널로 정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대미 장식한 컨비너 인터뷰=12명의 소그룹 의장(컨비너)들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CEO들은 보호무역주의와 지나친 금융 규제에 반대하는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의 피터 샌즈 회장은 “(지난 9월 발표된) 신자본 규제(바젤Ⅲ)는 상당한 진전이기는 하지만 대가를 치러야 하는 규제”라며 “규제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만큼 가능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인 환율 문제에 대해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회장은 “‘환율 전쟁’이라며 지나치게 과장을 할 필요는 없다. 해법은 하나다. G20 정상들이 다자간 틀에 합의하고, 복수의 지표를 사용해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해 미국 기업을 대표해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인도를 방문했을 때 무역을 통한 고용 창출 효과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하루빨리 한·미 FTA가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빅터 펑 리&펑 회장은 “경제 혼란기에 고개 드는 보호무역주의는 세계 경제의 생명선을 해칠 수 있다”면서 DDA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윤창희·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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