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락 …1914로 거래 마쳐… 외국인 1조3000억원 순매도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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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에 주식시장이 주저앉았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3.12포인트(-2.7%) 떨어진 1914.73에 거래를 마쳤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채무상환 연기 요청으로 지난해 11월 27일 75.02포인트가 떨어진 이래 최대 낙폭이다.

 ‘한국이 나빠서’가 아니라 ‘단순히 기계적 투자 전략’에 따라 외국인들이 대량 순매도를 한 것이 지수를 급락시켰다. 외국인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1조3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계적 투자전략인 ‘차익거래’에 의한 순매도가 약 2조원에 달했다. 이는 주식 현물가격이 선물에 비해 비싸다고 판단될 때, 주식이 앞으로 오를지 등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팔아치우는 방식이다.

차익거래와는 달리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식을 사고 내릴 주식을 파는 비차익·일반 거래에서는 외국인들이 70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그간 한국 주식을 많이 사서 갖고 있던 외국인들이 이번에 상당량을 정리하게 됐다”며 “외국인의 차익 실현 물량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증시에 호재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외국인들로부터 ‘물량 폭탄’을 맞을 일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중국 상하이지수는 1%, 일본 닛케이지수는 0.3% 올랐다. 중국은 전날 지급준비율 인상을 발표했는데도 상승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진우 연구원은 “중국·일본 증시가 오른 것에서 알 수 있듯 특별한 대외 악재가 없다”며 “한국 기업의 실적 전망이 나빠진 것도 아니어서 증시는 곧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지수는 4.22포인트(0.8%) 떨어져 524.05가 됐다.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2.3원 오른 달러당 1107.9원에 마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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