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ly?] 자궁경부암 백신, 결혼한 여성도 예방효과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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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얼마 전 출산을 한 친구가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했다. 자궁경부암은 성 관계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라고 들었다. 출산까지 한 기혼여성은 접종 효과가 없다고 하던데.

A 대부분 자궁경부암 백신은 성관계 경험이 없는 여성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이 처음 만들어질 때 9~25세 여성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기 때문이다. 백신은 원래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가 좋다. 자궁경부암은 대부분이 섹스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긴다. 이 때문에 성 경험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 어린 여성을 대상으로 먼저 임상시험을 한 것이다.

 2007년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신’, 2009년 ‘랜싯’지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9~25세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2가지 주요 바이러스(16형·18형)에 대한 예방 효과가 98~100%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2007년도부터 9~25세 여성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이후, 25세 이상 이미 성 경험이 있는 여성도 백신 예방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2009년 ‘랜싯’지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 결과, 이러한 생각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성생활을 하는 18~25세 서구 여성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여성의 92%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비슷했다.

 국립암센터 신해림 박사가 최근 성생활을 하는 20~60세 성인 여성 459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들의 약 90%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지 않았다. 결국, 성관계를 하고 있는 여성도 10명 중 9명은 백신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바이러스 보유 여부를 정확히 알고 싶으면 자궁 세포검사를 받으면 된다. 바이러스가 없으면 예방 접종을 하고,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면 빨리 치료를 시작해 암으로 이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자궁경부암 1기의 5년 생존율은 100%에 이르지만 4기는 15%에 불과하다.

배지영 기자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
    김현영산부인과 김현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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