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기 KT배 왕위전' 신인왕 vs 무명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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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기 KT배 왕위전
[장면 1]
黑. 옥득진 2단 白. 박정상 5단

박정상 5단이 2005년 들어 14연승을 질주하며 KT배 왕위전에서도 순조롭게 32강에 올랐다. 벌써 20승5패로 다승 2위. 박정상은 지난해 SK배 신예10걸전에서 우승했고 한국리그에서도 범양건영의 3장으로 출전해 5연승을 거두는 등 대활약을 펼쳤다. 연말 바둑대상에서는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21세의 박정상은 한국리그에서도 주가가 크게 올라 12번째 지명으로 신성건설의 2장이 됐다.

그와 맞선 옥득진 2단이란 이름이 생소하다. 1999년 프로가 돼 3년 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활약이 없었다. 그 뒤 군대에 갔다 오는 바람에 더욱 잊혔다. 나이도 어언 23세. 그런데 이 무명의 신예가 '바둑 마스터즈'에서 조한승 8단을 격파하고 4강에 올랐다. 국면은 어언 중반전이다. 흑의 옥득진은 좌변에 큰 실리를 내주고 흑▲들의 세력을 구축한 다음 우변 흑1로 씌워갔다. 대담한 중앙작전. 그러나 박정상이 백2로 가볍게 파고드니 응수가 고약하다.

▶ 참고도

'참고도' 흑1로 평범하게 받아주는 것은 흑3 다음 4로 뛰어두는 정도로 백이 편한 바둑이다. 중앙은 도처가 터져 집이 몇 칸 생길 것 같지 않다.

옥득진은 부득이 흑3으로 차단해 전면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흑7과 9의 응수가 쓰라리다. 백은 상변을 돌파한 뒤 12로 모양을 잡아 쉽게 공격할 수 없는 모습. 일단 바둑은 백의 페이스로 돌아선 느낌이다.

옥 2단은 상변을 미완성으로 놔둔 채 이번엔 우변 13으로 파고든다. 실리가 부족한 흑은 평범하게 두어선 진다. 13은 이 백을 공중에 띄워 공격하려는 것. 16에 대한 흑의 응수는 무엇이었을까.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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