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사진전 관람객 200만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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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사진전의 2만 번째 관람객인 전동진(패널 든 사람)씨가 3일 국립대구박물관 전시실에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좋은 작품을 보고 행운까지 얻어 무척 기쁩니다.”

 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국립대구박물관. 120만원 상당의 카메라를 선물로 받는 관람객 전동진(30·사업·서울 대방동)씨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그는 퓰리처상 사진전의 2만 번째 관람객이다. 전씨는 “서울에서 사진전을 봤지만 다시 보고 싶어 대구에 왔다”며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감명 깊은 전시회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시작된 퓰리처상 사진전에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평일에는 대학생과 사진 애호가들이, 주말과 휴일에는 학생과 부모 등 가족 관람객이 전시실을 찾고 있다. 하루 평균 관람객은 580여 명, 휴일에는 2000명을 훌쩍 넘어선다. ‘순간의 역사, 역사의 순간-퓰리처상 사진전’에는 보도 사진 145점이 전시되고 있다. 1942년부터 2010년까지 수상작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 사진전은 교육적인 면에서 인기가 높다. 작품 속 장면이 격동의 현대사를 생생하게 보여 주기 때문이다. 전시 사진 옆에는 촬영 당시 상황과 역사적 배경, 사진을 찍은 기자의 소감이 상세하게 적혀 이해하기도 쉽다. 중·고교생과 대학생 단체 관람객이 많은 이유다. 전시회에는 대구교대 수학과 등 사진과 무관한 학과 학생들도 단체로 관람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전쟁·기아 등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를 드러낸 작품에 큰 관심을 보인다. 전쟁의 처참함을 보여 주는 ‘전쟁의 테러’ ‘베트콩 사형집행’ ‘한국전쟁’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팜탄 공격으로 화상을 입은 채 울부짖는 벌거벗은 소녀와 처참하게 끊어진 대동강 철교를 건너는 피란민의 모습은 전쟁의 야만성을 보여 준다. 굶주림으로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프리카 어린이의 모습도 관람객의 발길을 잡는다. 이현오(59)씨는 “가슴을 찡하게 하는 작품이 많다”며 “사진 한 장의 힘이 이렇게 클지 몰랐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윤선애(43·여)씨는 “몇 장을 보기도 전에 가슴이 아파 오고 눈물이 앞을 가렸다”며 “사진전의 감동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상현 전시팀장은 “초등생에서 노인까지 다양한 계층이 전시실을 찾고 있다”며 “특히 수능이 끝난 뒤 관람하려는 고3 학생들의 예약이 많다”고 밝혔다.

 국립대구박물관·대구MBC·중앙일보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12월 5일까지 계속된다. 매주 화요일∼일요일(월요일 휴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53-760-8597.

글=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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