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승 들러리 안될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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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리가 미워요. 이젠 용병 필요 없어요. 우리끼리 더 잘할 수 있어요."

경기가 끝난 뒤 삼성생명 박정은이 땀을 훔치며 말했다. 꼭 돌아온다던 루스 라일리(1m96㎝)는 오지 않았지만 '용병 부재'는 국내 선수들의 투지에 불을 붙였다. 수원 삼성생명이 15일 춘천 우리은행을 꺾고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첫 승을 낚았다. 63-53. 2패 뒤에 벼랑 끝에서 거둔 귀중한 1승이다.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경기는 선수 전원의 악착 같은 플레이가 돋보였다. 변연하(21득점.3점슛 2개)와 박정은(20득점.3점슛 4개)의 외곽슛도 잘 터졌다. 샴페인을 준비했다가 터뜨리지 못한 우리은행과 이날 기사회생한 삼성생명은 16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삼성생명 구단은 14일 오후까지도 "라일리가 덴버에서 비행기를 탔다. 15일 새벽 6시3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해 경기에 출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12일 출국해 13일 미국여자농구리그(NWBL) 콜로라도 칠 소속으로 출전한 라일리는 경기 도중 다쳐 병원으로 실려갔다. 결과적으로 삼성생명이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날 삼성생명 정덕화 감독은 "우리에게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신장의 열세를 빠른 패스게임으로 돌파하라"고 지시했다. 1쿼터 시작하자마자 삼성생명은 변연하.박정은.나에스더(12득점)가 잇따라 득점하며 7-0으로 앞서갔고, 이후 한 차례도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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