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튀는 중개업소⑬"청개구리 영업으로 단골확보"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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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업소와 다르다는 말을 듣기 위해 늘 애씁니다. 저는 중개업 영업에 있어 ‘청개구리’로 불리고 싶습니다.”

경기도 용인 죽전동 도담중명공인사무소(031-265-4800) 유흥근(50) 사장. 그는 다른 중개업소와 같아서는 이길 수 없다며 자신을 채찍질한다고 말했다. 5년 남짓한 부동산중개업소 운용에서 이를 체득했단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다


처음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들 때는 고민이 많았다. 성격 때문이었다. 이해 관계가 첨예한 부동산 매매를 중개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우여곡절 끝에 회사를 사퇴하고 2000년 분당 신도시 구미동에서 중개업을 시작했다. 시그마 오피스텔 안에 있는 12평짜리 중개업소였다.

그러나 이때부터 고생이 시작됐다. 선배가 운용하다 넘긴 사무실이어서 따로 시설비나 권리금을 주지 않고 인수했는데, 6개월 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오피스텔 입주가 이미 끝난 뒤였고, 기존 업소와의 경쟁에서도 밀렸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이외에 다른 물건을 중개하기도 쉽지 않았다.

“수업료를 지불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유사장은 미련을 버리고 용인 죽전동 중명아파트 단지 내 상가로 사무실을 옮겼다. 영업이 안 돼 폐업 방치된 사무실이었다. 자금이 부족해 권리금 없는 사무실을 찾다 보니 이곳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고 유사장은 말했다.

이곳도 사정이 만만치 않았다. 대로변에서 멀어 유동인구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유사장은 이를 기회로 삼았다. 회사에 근무하면서 익힌 인터넷 실력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당시만 해도 주변에는 인터넷 중개영업에 익숙한 이들이 많지 않았다.


“유동인구는 적지만 인터넷을 활성화하니 손님이 하나둘씩 늘더군요. 당시는 중개업소가 두 곳이었는데, 지금은 10곳으로 늘었습니다. 지금은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매물 등록도 너무 많아 효과가 종전보다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한번 맺은 인연을 놓치지 않는다


유사장의 차별화된 영업 전략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한번 알게 된 고객은 인연의 끈을 놓지 않는다’이다. 일반 아파트 매매에 의존해야 하는 단지 내 상가 중개업소의 특성 상 단골 손님을 확보하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한다는 생각을 유사장은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믿음’을 최대의 무기로 삼았다.

“눈 앞의 이득을 좇아 중개를 하지 않고, 수수료를 받지 못하더라도 고객들에게 믿음을 준다는 각오로 하니 단골 고객이 놀랄 정도로 늘어나더군요.” 모든 중개업소가 그렇겠지만 그는 중개할 때 손님 입장에서 항상 일을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젊은 부부가 임대나 매매상담을 할 때는 수입과 지출을 점검해 도움을 주고 있다. 한 번은 전셋집을 구하러 온 손님과 발품을 팔며 돌아다녀 자금에 맞는 죽전의 대진아파트 24평형을 사도록 해 내집마련의 꿈을 이뤄준 적이 있다.

물론 이 집은 값이 꽤 올랐다. 유사장은 “그 고객은 그때 집을 사지 않았으면 지금도 전셋집에 살 것이라며 고마워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로서의 지식을 쌓는 데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단순히 거래를 알선하는 것만으로는 치열한 중개업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정책이나 세법 등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고객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정책·세법이 바뀔 때마다 신문을 읽고, 인터넷을 뒤져 정보를 자기 것으로 만든다.

그는 함께 일하는 직원과의 신뢰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사무실을 같이 운영하는 박성희실장은 그에겐 가족과 같다. 직원과 믿을 공유해야만 고객들에게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유사장은 생각한다.

“사업에 실패하거나 생활이 어려워 집을 팔거나 사려는 손님들에게는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거나 깎아 준다. 당장은 바보스럽지만 길게 해 보니 좋은 고객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영업에 있어서만은 ‘청개구리’의 심정으로 남들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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