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제공 건설 … 강화도 물난리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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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해에 인접한 개풍군 일대 조강(祖江)에 수제공(水制工)을 쌓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우리 군과 강화군에 비상이 걸렸다. 수제공은 물의 흐름을 분산시켜 방파제 역할을 하는 둑을 보호하거나 토사의 유실을 막는 구조물인데 물길의 흐름이 바뀌면 강 하류에 위치한 농경지 등 침수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31일 강화군에 따르면 해병대 제2사단은 지난달 25일 북한이 개풍군 해창리에서 예성강 하류 방면으로 1㎞ 되는 지점에 여러 개의 수제공을 쌓고 있다고 강화군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조강을 마주한 강화군 북쪽 지역의 갯벌이나 농경지가 유실될 우려가 크다. 실제로 강화군은 1970~90년대 섬 주변에 방조제와 수제공을 건설했는데 강의 물길이 변하면서 하류 지역 하점면 망월리, 양사면 교산리, 교동면 인사리, 삼산면 석포리 등의 갯벌과 농경지 일부가 유실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해병대는 앞으로 북한의 수제공이 강화 섬에 미칠 영향에 대한 합동 점검을 강화군에 제안했다. 이들은 지난달 27∼28일 1차 현장조사를 한 데 이어 이달 1∼3일 양사면 교산리∼강화읍 용정리, 8∼10일 교동면 상용리∼인사리 지역을 현장 점검할 예정이다. 강화군과 해병대는 현장에서 바닷물의 유속 변화와 갯벌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방조제가 무너지거나 갯벌의 유동 변화는 없는지 등을 살필 계획이다.

 최재용 강화군 사설팀장은 “수제공이 건설됐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건 아니지만 여름철에 물이 불거나 유입량이 많아지면 방파제나 농경지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강화는 섬이라 방조제가 무너지면 1차적으로 농경지가 유실되고 바닷물이 유입돼 피해가 큰 만큼 현장 점검 등을 통해 방조제 개·보수가 필요한지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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