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서울공항은 요새 같은 기지 … 이전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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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서울공항을 이전하거나, 이전을 전제로 신도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9일 "북한이 공격하기에 까다로운 요새와 같은 공군기지가 서울공항"이라며 "VIP 의전을 떠나 전략적으로나 군사적으로 효용가치가 큰 곳이어서 현재까지 이전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8일 김한길 열린우리당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은 "수도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서울공항을 이전하는 문제를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서울시 등에서 성남공항을 이전한다는 얘기가 여러 번 나왔지만 합동참모본부와 공군이 이전을 반대했다"며 "만약 여당 측에서 이전에 대한 협의를 제의해 오면 합참 차원에서 검토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관계자도 이날 "수도권 발전 대책 차원에서 서울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중도위)는 성남시가 지난해 12월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안'을 제출함에 따라 현재 국방부와 농림부.환경부 등 관계 부처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기본계획안을 제출한 데 따른 일반적 절차일 뿐 건교부가 직접 나서 개발계획을 수립하거나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건교부는 성남도시기본계획안에 대한 관계부처 의견을 수렴한 뒤 조정절차를 거쳐 이달 또는 다음달 중도위 안건으로 공식 상정할 계획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성남도시기본계획안 가운데 서울공항 신도시 개발 구상이 중도위 안건으로 그대로 상정될 수 있을지 여부는 관계 부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지난해 8월 장기 도시기본계획을 변경하면서 서울공항 부지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 기본계획안의 골자는 서울공항(120만평) 부지에 강남을 대체하는 저밀도 주거 위주 신도시를 조성하고 인근 여수동 그린벨트(7만1000평)에 행정타운을 조성해 시청사와 시의회청사, 공공기관을 입주시킨다는 것이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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