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오리온스 김승현 어디 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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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뛰는 걸까, 안 뛰는 걸까.

 프로농구 오리온스 포인트가드 김승현(32·1m78㎝·사진)이 사라졌다. 그는 올 시즌 공식경기는 물론 시범경기까지 단 1분도 뛰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는 이면계약으로 징계를 받아 1라운드에 결장했지만 올 시즌은 특별한 징계도, 큰 부상도 없다. 그런데도 벤치에서조차 그를 찾아볼 수 없다. 김승현은 어디에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2군에 있다. 김승현은 지난 9월부터 2군에서 전술 훈련과 재활을 병행하고 있다. 오랫동안 그를 괴롭혔던 허리 부상은 거의 완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남기 오리온스 감독은 “아직까지 경기에 뛸 몸이 아니다”고 했다. 오리온스 관계자도 “훈련을 소화할 체력이 안 된다”고 밝혔다. 김승현은 지난 25일 상무와 윈터리그 개막전에도 뛰지 않았다. 윈터리그는 주로 2군 선수들이 뛰는 경기다.

 김승현은 “허리가 안 좋다기보다는 그동안 아파서 훈련을 제대로 못 했다. 뛸 수는 있지만 완전하지 않다. 확실하게 완쾌하고 뛸 생각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귀 시기에 대해서는 “장담 못 하겠다”고 잘랐다.

 구단과 갈등으로 김승현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김승현은 올 시즌 연봉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지난 시즌 이면계약 파문으로 연봉이 대폭 깎인 데 이은 50% 삭감이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마찰을 빚었고, 아직까지 관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구단에서 김승현을 뛰게 하지 말라는 얘기는 없었다”며 “김승현 본인이 마음을 정리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승현은 “구단과 감독님의 방침에 따를 뿐”이라는 입장이다.

 김승현이 빠진 오리온스는 1승4패로 공동 8위에 처져 있다. 26일 SK와의 홈 경기에서도 접전을 벌였지만 뒷심 부족으로 졌다. 이대로 가면 15승39패로 최하위에 머문 지난 시즌보다 더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 수도 있다.

 김 감독은 “해결사가 없어 막판에 번번이 밀린다. 김승현이 뛰어 주면 큰 도움이 될 텐데…”라며 답답해했다. 김승현에게 뛰고 싶지 않으냐고 물었다. 그는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만 답하며 웃기만 했다. 지난 3월 6일 전자랜드전이 김승현이 출전한 마지막 경기였다. 벌써 7개월 전이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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