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확산되면서 월세이율 뚝 떨어져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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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이 최근 발표한 지난 9월 기준 월세이율은 서울 0.86%, 수도권 0.92%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국 기준으로도 0.95%로 역시 사상 최저 수준이다. 2001년8월 서울은 1.17%, 전국은 1.31%, 수도권은 1.23% 수준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왔다. 월세이율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이자율로 월세이율이 0.95%라는 건 1억원짜리 전세를 월세로 돌린다면 매달 95만원씩 월세를 받는다는 것이다. 연간 1140만원의 월세수입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연 이자율로 따지면 11.4%나 된다.

은행금리와 비교하면 여전히 수익률 높아

월세이율이 사상 최저 수준이라고 하지만 연간 5% 미만의 은행금리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이자율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전세난이 심화되고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상승분을 임대로 돌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남권(서초•강남•송파구)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반전세가 늘어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소장은 “전셋값 상승분을 은행에 넣어둬 봤자 월세로 전환한 것에 비해 수익률이 절반도 안되다”며 “안정적으로 월임대료를 받는 쪽으로 계약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향은 이미 지방시장에서는 일반화됐다. 최근 몇 년 동안 집값이 오르지 않았고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임대시장이 전세에서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국민은행이 조사한 ‘주택임대차계약 구성분포’ 자료를 보면 6개광역시 전세비중은 지난 7월부터 사상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9월 기준 49.9%가 전세다. 반면 월세 비중은 계속 증가해 지난달 보증금이 있는 보증부월세 비중은 45.6%, 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는 순수월세는 4.5%를 기록했다. 부산의 경우도 2008년까지 임대주택 구성에서 전세 비중이 60%를 넘었으나 올들어 7월 51.2%까지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임대시장 변화…월세이율 추가하락 불가피

국민은행 부동산연구소 나찬휘 팀장은 “서울에서도 송파구 잠실 등에서 월세비중이 급격이 늘어나고 있고 전세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매매가 하락, 전셋값 상승 분위기가 계속되는 서울 및 수도권도 월세 중심으로 임대시장 구조가 개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월세가 증가하면서 월세이율은 꾸준히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월세이율은 2000년대 초 두자리 수의 고금리 영향으로 상당히 높게 형성됐고,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매물도 많지 않아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집값이 계속 올랐기 때문에 집주인은 전세를 활용해 매매를 하려는 경향이 강해 월세 거래는 활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2008년 이후부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안정적인 월세 수입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월세 매물이 늘어나 조금씩 월세이율은 하락하고 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 팀장은 “월세 매물이 늘어나면 월세이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금리가 오르지 않는 이상 월세이율 하락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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