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깊어지는 한나라 내분] "추가 당직개편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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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스타일 바꾼 박 대표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를 빼닮은 올림머리(左))에서 뒷머리를 늘어뜨린 스타일(右)로 머리모양을 바꾸고 7일 당사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김형수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머리 스타일이 달라졌다. 7일 박 대표는 트레이드 마크인 '육영수 여사식' 올림머리가 아닌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였다. 10개가 넘는 실핀을 이용해 바짝 틀어 올렸던 뒷머리를 자연스럽게 늘어뜨리고 양쪽 귀 옆으로 두 개씩의 실핀을 꽂아 고정한 모양이었다.

이날 상임운영위에선 박 대표의 변신이 화제가 됐다. 박 대표는 "사람들이 하도 바꿔보라고 해서"라며 "반응이 좋으면 계속 이 머리를 하려고요"라고 했다.

당 주변에선 이 같은 변화를 당이 처한 상황과 연관해 해석하는 의견이 나왔다. 행정도시법 처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활동하기 편한 단발 스타일로 좀 더 강한 면모를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박 대표는 주로 듣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논의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당직자는 "박 대표가 의원들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정리하고 정부.여당과 당내 반대파에 대해 입장을 개진하는 등 한층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이헌재 전 부총리의 사퇴를 부른 공직자 부동산투기 의혹에 대해 "이번 기회에 상임위별로 국무위원들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도시법 후속 대책과 관련해서는 "과천 등 수도권 공동화 문제에 대해 당이 경쟁력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며 "정책적 이슈는 여당이 선점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먼저 치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이전도 "투명하게 이뤄져야 하며 떡 나눠 갖듯 하는 것은 안 된다"고 못박았다.

특히 당내 반대파들을 겨냥해선 "당헌.당규를 따르고, 의원들은 각자 자기가 한 말에 대해 책임지는 모범 정당의 길을 한나라당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원칙을 앞세워 당내 반대파들의 공격에 맞서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되는 발언이다.

박 대표는 '수도 지키기 투쟁위원회'가 제안한 원내대표 선출 연기와 당직개편 요구를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원내대표 선출 시기는 대표 개인의 결정이 아니라 당헌.당규를 따른 만큼 연기 주장은 명분이 없다"며 "현재로선 추가로 당직을 개편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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