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암괴류, 자연학습 관광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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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성군 비슬산의 암괴류 모습. 달성군이 탐방 데크를 설치하는 등 관광자원으로 만드는 사업에 나선다. [달성군 제공]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 용리 비슬산. 비슬산 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 위로 올라가다 보면 방갈로가 나온다. 방갈로 앞에는 계곡이 있다. 이곳에는 물이 아니라 바위가 흘러내리는 듯하다. 길이 2∼3m, 두께 1∼2m 가량의 커다란 바위들이 하천의 자갈처럼 널려 있다. 계곡에 내려서면 마치 바위가 쏟아져 내리는 것 같다. 등산객들은 바위 계곡을 바라보며 탄성을 터뜨린다. 이는 비슬산 암괴류(岩塊流)다. 암석 덩어리들이 산 비탈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리며 쌓인 것을 말한다. 등산객 김영길(59)씨는 “암괴류의 모습이 정말 장관이다”라며 감탄했다.

 이 암괴류가 관광자원으로 거듭난다. 달성군은 25일 "‘비슬산 암괴류 자연학습 탐방로 조성’사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산 아래쪽 암괴류에서 정상까지 등산로가 있긴 하지만 암괴류를 제대로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을 오르면서 암괴류를 감상할 수 있도록 탐방 데크를 만들 계획이다. 암괴류의 형성과정과 특징을 적은 안내판과 관광객이 쉴 수 있는 쉼터도 설치한다. 이곳 암괴류가 국내에 분포한 암괴류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자연학습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암괴류는 해발 1000m지점에서 시작돼 서로 다른 골짜기를 내려오며 형성돼 있다. 최대 폭 80m에 길이 2㎞다. 또 비슬산 자연휴양림사무소에는 홍보 영상을 상영해 탐방객의 학습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군은 ‘비슬산 둘레길’도 만든다. 등산로가 많긴 하지만 산 아래를 연결하는 코스를 개발해 가족이 함께 걸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둘레길에는 이곳에 있던 옛 마을에 관한 전설 등을 기록해 걷는 재미를 더할 계획이다. 둘레길에도 경치를 관람할 수 있는 탐방 데크를 설치한다. 군은 또 산악자전거 도로도 만들어 동호인이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군은 다음달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해 내년 3월 끝내기로 했다. 이어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친 뒤 2012년 착공해 2014년 완공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50억원이다.

 비슬산(해발 1083m)에는 대견사지와 참꽃 군락지 등 관광 자원이 많아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봄에는 참꽃 군락지를, 겨울에는 계곡의 물을 얼려 만든 얼음동산을 찾는 사람이 많다. 이곳 자연휴양림에는 통나무집(10동)과 콘도(13실)·청소년수련장·야영장 등이 설치돼 있다. 달성군 방호현 관광개발담당은 “아직 암괴류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이를 잘 활용해 최고의 자연학습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비슬산 암괴류=고온다습한 시기에 심층 풍화작용으로 커다란 둥근 암석(핵석)이 만들어지고, 핵석이 지표에 노출돼 이동하면서 쌓인 것이다. 1만∼10만년 전 빙하기 후대에 형성됐다. 화강암 지형 암괴류로는 규모가 크고 학술적 가치도 높다. 2003년 12월 천연기념물 제435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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