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칵테일]비틀스·마이클 잭슨·마돈나…빌보드‘핫 100’1위엔 돈·명예 따라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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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를 매기는 일은 골치 아프다. 옥에 티만 나와도 뒤에서 수군거린다. 그런데 빌보드는 ‘순위 비즈니스’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굴지의 가수들도 이름 도장을 찍으려고 애를 쓴다. 비틀스도 1964년 “I Want to Hold Your Hand (7주)”를 시작으로 70년까지 무려 20곡을 1위에 올려 놓았고, 세계적 그룹으로 도약하게 됐다. 팝의 왕(King of Pop)으로 불리는 마이클 잭슨은 ‘Billie Jean’을 포함해 13개의 1위 곡을 내놓았고, 마돈나도 두 번째 앨범인 ‘Like a Virgin’이 빌보드 앨범 차트 200위의 정상을 차지하면서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렇게 쟁쟁한 빌보드 차트에서 한국 청년들이 주축인 FM이 ‘왕관’을 차지한 것이다.

 빌보드가 왜 그렇게 대단한 걸까. 1884년 미국에서 옥외광고 업계지(誌)로 출발한 빌보드의 최대 무기는 ‘공신력’이다. 빌보드 코리아의 이희석 이사는 “핫 100 차트의 경우 모든 장르에 걸쳐서 닐슨사(社)의 사운드스캔과 브로드캐스트 데이터(BDS) 시스템으로 각각 음반 판매 실적, 라디오 방송 선호도 등을 집계한 뒤 온라인 음원 공급사가 제공하는 다운로드 자료까지 더해 순위를 낸다”고 말했다. 왜곡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경로로 인기도를 조사한다는 얘기다. 70개가 넘는 빌보드 차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FM이 이번에 1위를 차지한 ‘싱글 100위(Hot 100)’와, ‘앨범 200위(Billboard 200)’다. 이 차트 1위에 오르면 부(富)와 명예가 모두 따라온다. 빌보드 코리아는 “1위를 했을 때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지는 가수마다 편차가 크고, 팔리는 CD 가격도 다 달라 일률적으로 추정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소매 기준으로 음악 시장 규모가 85억 달러(약 9조6000억원)에 달해 세계 1위다. 빌보드 1위 등극을 하면 이런 시장의 소비자들을 대거 붙잡을 수 있다.

 그만큼 차트 진입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 노동부 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가수와 대중음악 연주자들이 19만 명에 달한다. 집계에 안 잡히는 가수 지망생에 타국 음악인까지 더하면 빌보드 진입은 그야말로 ‘바늘 구멍’이다.

 지금까진 일본 기획사인 에이벡스를 통해 데뷔한 한국 출신의 여가수 ‘밍크(MINK)’가 2006년 4월에 ‘핫 댄스 클럽 플레이’라는 하나의 하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게 고작이었다. 1959년 2월엔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을 하던 김시스터스가 R&B, 팝 차트 2위에 오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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