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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의 성공은 정보력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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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우리나라 해외 유학생(어학연수 포함)은 2001년 15만여명에서 2009년 24만 3000여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6일 삼성경제연구소가 ‘국제 유학시장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국내 대학·대학원 재학생(161만 명)의 15% 수준이다. 7명 중 1명이 해외유학을 떠난다는 말이다. 유학이 일반화되면서 새로운 유학풍속도도 나타났다. 정보 수집을 위해 엄마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1. 김은성(45·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씨의 딸 조해진(수원외국인학교 12년)양은 9월 말 스위스 글리옹대에 합격했다. 김씨가 정확한 정보수집 통로를 열어준 덕분이다. 김씨는 외국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딸을 위해 독일에서 유학한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다. 친구는 “어느 나라에서 공부할지 가닥을 잡고 해당 대사관이나 문화원을 찾아가 유학정보를 요청해보라”고 귀띔했다.

대사관 직원에게 방문목적을 말하고 이름과 집 주소, 이메일 주소 등을 남기면 해당학교 소개책자는 물론 입시설명회 정보, 유학생활 노하우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는 “대사관은 정보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2. 신차순(49·서울시 송파구 삼전동)씨는 아들 김윤태(20·재수생)군이 미국 대학 입학을 결심한 뒤 부쩍 바빠졌다. 어떤 대학에 원서를 쓸지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씨는 유학정보 사이트(www.USnews.com)를 통해 전공별 학교랭킹을 검토하고 입학조건과 합격생 비율을 따져 입학 가능한 학교 리스트를 구체화하고 있다. 달력에는 입시설명회 일정을 빼곡이 적어뒀다. 신씨는 남편의 인맥까지 동원, 밤잠을 설쳐가며 지인들에게도 묻고 있다. 그는 “재학생 수준·평판·학풍 등에 대한 정보는 현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며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아이와 함께 학교 분위기를 파악하고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3. 최정화(46·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씨는 아들 정지호(18·홈스쿨링)군의 싱가포르국립대학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최씨는 유학 준비로 바쁜 아들을 대신해 대학 홈페이지를 매일 방문한다. 입시정보를 줄줄 외고, 게시판에서 필요한 내용을 메모한다. 간혹 원하는 정보가 나와 있지 않거나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는 국제학생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일주일 전에는 장학금 혜택과 관련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씨는 “싱가포르 유학은 미국에 비해 정보가 풍부하지 못한 편이라 학교 측에 직접 연락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여러 유학원을 돌며 상담을 받으려 한다”고 전했다. 

유학 목적에 맞는 알짜 정보 선별해야

유학의 성공여부는 정보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정보를 얻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다. 크고 작은 유학원, 온라인카페, 블로그 등을 통해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유학 목적에 맞는 알짜 정보를 선별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파고다 미국유학스쿨 조신훈 씨는 “학교나 현지 유학생들의 입을 통해 듣는 정보가 신뢰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현지 유학생이 알려주는 정보는 개개인의 경험일 뿐이므로 과장되거나 왜곡될 소지가 있다. 여러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이를 종합해 비교해야 객관적인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글리옹코리아 한국 지사 윤신희 대표는 “최근에는 외국 대학의 한국 사무소가 직접 학생을 모집·선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지사가 주최하는 입학설명회에 참여해 볼 것”을 권했다. 이들 입학설명회는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돼 해당 학교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입학사정관이 직접 방한하는가 하면, 한국인 졸업생들이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한다.

 YBM유학센터 이인숙 실장은 “유학 안내책자를 지침서로 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미국 유학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미국 대학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담은 피터슨스 가이드(Peterson’s Guide)를 참고하면 된다.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한미교육위원단(Fulbright Center)에도 미국 유학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서적이 마련돼 있다. 이 실장은 “풀브라이트 센터를 방문하면 한미교육위원단에서 운영하는 장학제도와 유학 전반에 대한 상담을 할 수 있다”며 “비싼 돈을 들이지 않아도 좋은 정보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1 김은성씨, 2 신차순씨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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