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아버지 "아내와 자식 다 죽여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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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28일 억대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인터넷 살인청부 사이트를 통해 아내와 두 자녀를 살해해 줄 것을 청부한 이모(36)씨를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씨의 부탁을 받고 청부살인을 계획한 이 청부사이트 운영자 김모(29)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월 초 D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제거전문킬러'란 이름의 카페에 가입해 착수금 400만원 등 모두 5000만원을 주기로 약속하고 김씨에게 가족들의 살해를 의뢰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아내 J씨(32.여)와 딸(8).아들(5) 명의로 사망 또는 사고시 최고 5억원을 지급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교통사고를 위장해 가족들이 사망할 경우 거액의 보험금을 타기 위해 미리 준비한 조치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한편 살인청부 카페 운영자 김씨는 이씨에게서 부인의 외출 시간을 알아낸 뒤 미리 구입한 '무적 차량'(도난신고 등으로 등록이 말소된 차량)으로 부인 등을 들이받아 살해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의 실패에 대비해 이씨의 부인과 자녀가 집에 머물 때 몰래 들어가 LP가스를 폭발시키는 방법도 모의했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해 12월에는 캐나다 유학생 정모(32.여)씨에게서 "캐나다로 건너와 남자 친구를 불구로 만들어 달라"는 의뢰와 함께 선수금 200만원을 받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경찰은 김씨가 의뢰를 받고 살해대상으로 삼았던 박모(50.여)씨가 28일 서울 대치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됨에 따라 김씨의 개입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김씨는 최근 한 50대 남성에게서 "박씨가 진 빚 8000만원을 받아 달라"는 부탁과 함께 착수금 160만원을 받고 해결사로 나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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