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안보리 상정 미·일 합의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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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에번스 리비어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리는 "미국과 일본이 북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키로 합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24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연구소(ICAS) 심포지엄에서 "내가 (미.일 외무장관)회담에 계속 참석했으나 그런 합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일본 언론은 "미.일이 북핵을 안보리에 상정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정책을 갖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며 "미국 대통령과 국무장관은 북한을 침공하거나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고 강조했다.

또 "자꾸 새로운 조건을 붙이지 말고 빨리 6자회담에 참석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로 내정된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의 유력한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이 곧 6자회담에 참석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다가 갑자기 핵보유 발표가 있었다. 어떻게 상황이 급전했나.

"사실 북한의 발표 전날까지도 북한이 회담에 복귀할 것으로 모두 생각했다. 북한은 회담 복귀가 즉각적인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을 수 있다. 동기는 잘 모르겠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왕자루이 특사에게 정확히 무슨 말을 했나.

"그는 조건이 성숙하면 회담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나 다른 참가국들은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 북한은 지난해 6월 약속한 대로 조건없이 회담에 참석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일을 어렵게 만드는 게 아닌가. 미국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 측은 노 대통령이 지난해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발언을 언급하면서 '심지어 남한의 대통령도 우리 정책이 정당하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 문제에 대한 이해와 접근, 평가에서 양국 간 차이가 없다. 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북한은 핵무기와 경제 생존 사이에서 선택하라고 말했다. 26일의 한.미.일 3자회담 등을 통해 입장을 계속 긴밀히 조정할 것이다."

-북한에 대한 채찍이 있나.

"경제 고립 문제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선의에 너무 크게 의존한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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