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9단만의 제전' 결론은 이세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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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양재호9단이 먼저 이세돌9단을 꺾어 화제를 일으켰던 맥심배 입신최강전에서 우승컵은 끝내 이세돌9단에게 돌아갔다. 1대 1 상태에서 맞이한 24일의 최종전에서 이세돌9단이 150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2대 1 역전승에 성공한 것이다.

9단들만의 제전인 맥심배에서 양재호-이세돌의 결승카드가 나왔을 때 누구나 이세돌의 2대 0 완승을 예상했다. 그러나 양재호는 치열한 전투 끝에 1국을 불계로 이겼고, 2국에서도 중반 한때 우세한 국면을 유지해 또다시 이변이 일어나는 듯 보였다. 지난해 전자랜드배에서 '보급기사'김성룡9단이 우승했던 사건이 맥심배에서도 재연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세돌9단이 전열을 정비하자 더 이상의 이변은 없었고 16년 만에 생애 두번째 우승에 다가섰던 양재호의 분전도 아쉬움만 남긴 채 수포로 돌아갔다. 양재호9단은 16년 전 동양증권배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더 이상의 정상권 진입에 실패했고 이후 TV 해설과 후진 양성 등 보급에 주력해왔다.

이세돌9단은 2002년 11월 LG정유배 이후 국내 기전에서 우승하지 못했으니 이번 맥심배는 무려 2년3개월 만의 우승이다. 후지쓰배.삼성화재배.도요타 덴소배 등 굵직한 세계대회를 잇따라 제패하며 세계 최강자 자리를 다투고 있는 이세돌이 국내 대회에서 오히려 우승 횟수가 적은 것은 기풍과 성격 탓으로 풀이된다. 이세돌은 집중력의 농도에 따라 실력 발휘가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맥심배 우승상금은 1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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