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안산·의정부 고교평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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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012학년도부터 경기도 광명·안산·의정부시 3개 지역에 고교 평준화가 실시된다. 고교평준화는 지역별로 고교 입학시험을 치른 뒤 추첨을 통해 해당 지역에 있는 일반계 고등학교에 학생들을 나눠 배정하는 교육제도다. 계획대로 되면 도 내 평준화 지역은 수원, 성남, 안양·과천·군포·의왕(안양권), 부천, 고양 지역을 포함해 모두 8개 지역으로 늘어난다.

조병래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은 14일 “이들 3개 지역의 고교 입시 과열현상과 통학·수용 여건, 여론 등 네 가지 기준을 검토해 2012학년도에 고교 평준화를 도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도 교육청은 3개 지역 모두 주거지와 고교가 반경 10㎞ 이내에 있고, 대중교통이 발달해 어느 고교에 배정해도 통학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교육청은 보고 있다. 중학교 졸업생 대비 고교 입학 정원의 비율은 광명 96.5%, 안산 100.5%, 의정부 103.9%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현재 이들 지역의 일반·전문계 고교는 광명 9개교, 안산 22개교, 의정부 15개교다. 그러나 성적에 따라 고교입학이 결정돼 고등학교가 서열화되고, 입시 경쟁이 과열되고, 다른 지역으로 학생이 유출하는 등의 문제점을 노출해 왔다. 이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들은 도교육청에 지속적으로 고교평준화 실시를 요구해 왔다. 여론조사 결과 학생·학부모·교사의 평준화 찬성률은 70%에 달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현재 중2 학생부터 평준화 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달 중 ‘교육감이 고등학교의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지역에 관한 규칙(교육과학기술부령)’을 개정하고 내년 3월까지 학군 지정, 7월까지 배정방법을 확정해 시행할 예정이다. 기피하는 고교는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해 교육 여건을 개선할 방침이다.

또 택지 개발에 따른 인구 변화와 학생 수요를 분석해 학교를 신설하거나 증설해 학교·학급당 학생수를 줄일 예정이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립고의 정규 교원을 확보하고 교육과정 특성화, 수준별 교육 프로그램 다양화 등 수월성 교육을 할 계획이다.

이들 지역의 고교평준화 실시는 김상곤 교육감의 대표적인 공약이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5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타당성 연구와 여론조사 등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경기지역고교평준화반대실천협의회 등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여전히 평준화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임동균 공동대표는 “평준화 정책은 교육의 다양성과 학교 선택권을 제한하는 정책이며 고비용·저효율의 교육환경을 초래할 것”이라며 “행정소송이나 헌법소원을 내는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병래 대변인은 “평준화로 수월성 교육을 하기 어렵고 우수 인재가 유출되는 등의 우려는 수준별 수업과 과목별 영재반 운영 등의 방법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평준화를 희망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문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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