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권력 세습, 서방 관점에선 이해하기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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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11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중국 위안화 문제와 관련된 성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단계적인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다.”

데이비드 브래디(사진) 미국 후버연구소 부소장은 12일 미국과 중국간 최대 현안인 위안화 문제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그는 “위안화 절상은 중국으로서는 큰 부담”이라며 “이는 중국 정부가 수출의존형 경제를 향후 20년 정도 더 지속할 생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브래디 부소장은 아산정책연구원과 연세대 힐스거버넌스센터가 공동 주최하는 ‘G20와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스탠퍼드대 정치학과 교수로 강단에도 서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최근 북한에선 권력계승 작업이 한창인데.

“전형적인 북한의 정치형태를 보여주는 사례다. 김정일의 아들인 김정은이 권력 승계자로 선정됐다. 이는 과거 소련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측근에게 권력을 물려주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서방의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 6자 회담 전망은.

“6자 회담은 북한을 다루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였지만 현재 재개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북한에 대해 큰 영향력이 있는 중국의 역할이 절실하다.”

-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전 정부보다 강경한데.

“과거 한국 정부들의 소프트 파워가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했다. 또 남북 간 다소 충돌이 있었지만 천안함 사태 같은 충격적인 사건은 없었다. 이를 감안할 때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이 강경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미국이 주변국들로부터 천안함 사태와 같은 공격을 받았다면 한국 정부보다 더욱 강경한 대응을 했을 것이다.”

- 답보상태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전망은.

“이와 관련해 미국 정치권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이 일자리 문제다. FTA가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단 미국 경제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럴 경우 한미 FTA는 자연스레 마무리가 될 것이다.”

- 한국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G20는 이전 국제기구와 달리 21세기형 글로벌 경제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이 때문에 한국 등 신흥 공업국들은 G20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이번 회의는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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