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약업계 초대형 M&A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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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세계 제약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2일자에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기업 노바티스가 독일 헥살과 헥살의 미국 내 자회사 이온랩을 총 83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FT는 노바티스가 이번 합병으로 세계 최대의 개량신약(generic drugs) 업체로 떠오르게 됐다고 전했다. 개량신약은 신개발 약품의 특허권이 끝난 뒤 판매되는 같은 효능의 약품을 뜻한다. 이에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7일자에서 제약업계에 M&A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WSJ는 "세계 최대 제약회사인 화이자와 머크 등 미국 회사들이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며 "머크는 쉐링 프라우, 영국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와의 합병설이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M&A 바람은 일본 제약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 2위의 제약사 산쿄(三共)는 지난 18일 6위 다이이치(第一)제약과의 통합을 선언했다. 올해 10월 출범할 합병회사의 연매출은 9110억엔으로 업계 1위인 다케다(武田)약품(1조1500억엔)을 바짝 뒤쫓게 된다.

이에 앞서 업계 4위 야마노우치(山之內)제약과 5위 후지사와(藤澤)제약도 합병을 통해 오는 4월 아스테라스 제약으로 거듭나며 중소규모인 다이닛폰(大日本)제약(12위)과 스미토모(住友)제약(15위)도 오는 10월 통합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9일자에서 "일본 산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평가받아 온 제약회사들도 갈수록 커지는 연구개발 부담과 심화하는 경쟁을 못 이기고 속속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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