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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 없는 주방 인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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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김정선(43.서울 방배동)씨는 지난해 초 주방가구를 모두 새로 바꿨다. 이사하면서 기존 낡은 것들을 뜯어내고 리모델링한 것이다. 집들이를 하면서 김씨는 새 주방가구에 대해 여간 자랑이 아니었다. 아파트에 사는 또래들을 초대해 은근히 뽐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새 가구는 인테리어를 고려해 배치한데다 색상까지 화사해 기존 것과는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그러나 최근 고교 동창생 집에 갔다가 기분을 확 잡쳤다. 부아가 치밀었다. 동창생도 부엌가구를 일체 바꾸었다. 그 아파트 주방은 김씨의 그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왠지 더 깨끗하고 세련돼 보였다. 왠가 살펴보니 그 주방에는 돌출된 손잡이가 하나도 없었다. 자연히 부엌가구들이 이루는 선이 더욱 부드럽고 안정된 느낌을 주었다.

이른바 핸들리스 타입의 주방가구가 인기다. 핸들리스 가구란 튀어나온 크고 작은 문 손잡이를 완전히 없앤 디자인의 가구다. 유럽에서는 일찌감치 보편화된 디자인이다. 일체감을 주고 전체적으로 심플하면서도 산뜻하고 고급스런 이미지를 풍긴다. 지메틱.포겐폴.틸사 등 세계적 주방가구 회사들도 이 디자인을 채용하고 있다.

리바트 리첸은 5년 전 이 디자인의 가구를 개발했다. 리첸은 손잡이를 없애고 알루미늄 수평레일의 손잡이 바를 채택했다.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 빌라에 주로 공급했다.

2003년 '유로젠' 브랜드를 내놓고 시중 아파트를 대상으로 본격 시판에 나섰다. 이어 '크레존','프라임존 머드세피아', '실버존' 브랜드를 잇따라 내놨다. 다른 가구 회사들이 뒤쫓아 왔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홍보팀 이종현 차장은 "핸들리스 타입의 가구가 갈수록 인기여서 요즘은 판매되는 주방가구의 60~70%나 된다"고 말했다. 이들 브랜드는 이동식탁을 설치해 작업대로도 활용할 수 있다. 날카로운 문짝 모서리에 부딪쳐 다치지 않도록 보호용 캡을 씌웠다.

리바트 리첸은 또 싱크대의 높이를 5㎝ 높였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의 자료에 따르면 30~34세 여자들의 평균키는 1979년 153.7㎝였다. 이를 기준으로 197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싱크대의 높이는 모두 85㎝로 했다. 2000년 이들 여성의 키는 159.1㎝로 5.4㎝나 커졌다. 리첸은 이런 추세에 맞춰 싱크대의 높이를 90㎝로 높였다. 이를 통해 주부들의 허리를 더욱 보호 한다는 것이다. 물론 85㎝짜리도 내놓고 있다. 유럽 싱크대의 높이는 88~93㎝다.

리첸 관계자는 "앞으로 모든 주방가구를 90㎝ 높이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02-3480-8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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