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퇴임 나사렛대 백위열 총장, 여생도 한국서 봉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천안 나사렛대 백위열(63.미국명 William H. Patch.사진) 총장이 지난 17일 이임식을 끝으로 8년 임기를 마쳤다.

그가 한국에 첫 발을 디딘 것은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1973년 10월.

미국 펜실버니아주에서 태어나 로체스터 대학에서 상담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그는 어느 날 "주님의 복음을 전파하는 일꾼이 되라"는 음성을 듣고 한국 근무를 자원, 아내 및 어린 두 딸과 함께 선교사로 한국에 왔다.

처음에는 교도소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선교와 봉사활동을 했으나, 나사렛대 전신인 나사렛신학교 초대 교장직을 맡으면서 교육활동에 뛰어들게 됐다.

월급은 물론 외부에서 받는 강사료까지 모두 학교에 내놓았던 백 총장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승용차도 부담스러워 낡은 승합차를 직접 운전하는 등 '청빈 총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장애인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점을 인정받아 지난 2003년에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주는 '장애인 인권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1년간의 안식년을 두 딸과 한국인 입양 아들이 있는 미국에서 보낸 뒤 다시 한국에 돌아와 나사렛대학과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