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사들인 SCB 외국인 이사 제한 수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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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뉴브리지캐피탈로부터 제일은행을 인수한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B)은행이 금융감독당국의 외국인 이사 수 제한 방침을 수용할 의사를 밝혔다. 또 공격적인 경영으로 제일은행 시장점유율을 2012년까지 현재의 3배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SCB의 마이크 디노마 소매금융그룹 총괄이사는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진출해 있는 어떤 국가에서도 진출 이후 금융감독당국과 마찰을 일으켜본 적이 없기 때문에 금감원의 권고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디노마 이사는 "현재 한국시장에서 규제 때문에 영업에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한국에서 영업을 할 것이기 때문에 규제에 맞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은 SCB가 제일은행 영업 양수도 인가를 신청해 오면 이사의 절반을 한국인으로 선임하도록 권고한다는 입장을 정했었다. 현재 제일은행의 이사진 16명 가운데 13명이 외국인이다.

그는 제일은행의 상호 변경과 관련, "현재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앞으로 한두 달 안에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디노마 이사는 또 "현재 매출 기준으로 2.3%인 제일은행의 시장점유율을 2010~2012년까지 6~8%로 높여 은행 순위를 7위에서 5위로 끌어올리겠다"며 "지속적인 성장과 확대 위주의 영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나 미국과 유럽의 거대은행들과 경쟁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여건에서도 신용카드와 주택담보 대출에서는 전세계적으로 1~2위를 꾸준히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일은행의 구조조정과 관련, "지점은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며 인수와 통합 과정에서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통합이 마무리되면 제일은행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해 원하는 임직원들은 SCB의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적인 금융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해 국제적인 시각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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