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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30㎞ 순식간에 훌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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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현대자동차의 첫 고속전기차 블루온은 기대 이상이었다. 첫인상은 평범했다. 경기도 화성시 남양기술연구소 주행장에서 본 블루온은 유럽 전략모델인 i10 해치백을 그대로 사용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홍종희 전기차개발실장이 충전 과정을 시연하자 이곳 저곳에서 술렁이는 소리가 들렸다. 급속충전은 일반 주유구에 콘센트가 있지만, 가정용 220V를 사용하는 완속충전은 전면 현대차 엠블럼을 옆으로 돌려야 콘센트가 드러난다. 완속충전은 완전 충전까지 6시간이 걸린다.

현대차 고속전기차 블루온 타보니...힘좋고 조용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성인 4명이 탔지만 실내 공간이 넉넉했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차지하는 공간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200㎏의 배터리를 차량 하단에 깔아 실내공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주행 중 급가속이나 급제동을 해도 차체가 심하게 흔들리지 않았다.

일반차와 확연히 다른 점 몇 가지가 인상적이었다. 우선 소음이 전혀 없다. 시동을 걸어도 음성안내음 외에는 들리지 않는다. 변속 레버도 달랐다. 주행 모드는 D, 경제운전 모드인 E와 함께 L모드가 있다. L은 엔진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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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시속 130㎞까지 주저 없이 올라간다. 모터로 가동되기 때문에 변속하는 느낌이 없다. 최고속도라는 130㎞/h를 넘겼지만 여전히 힘이 남는 느낌이다. 주행 거리가 더 길면 그 이상도 가능할 것 같았다. 속도를 내도 엔진음이 들리지 않고, 정지해 있을 땐 흡사 방음장치가 된 듯 정숙한 점도 특이했다. 엔진음이 없어 차량 주행 시 외부 소리가 거슬릴 수 있기 때문에 H-프레임에 소음 저감재를 붙였기 때문이다.

특히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가 인상적이다. 성인 4명을 태우고 잠시 멈췄다 가속페달을 밟았는데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이 정도면 힘은 동급 최강이라는 현대차 측의 설명이 과장은 아니다. 다만 제동장치가 기존 가솔린 차와는 밟는 느낌이 달라 어색했다.

블루온은 한국전력이 발표한 전기차용 충전요금을 적용하면 1만㎞를 달렸을 때 가솔린 차량보다 92만4000원이 절약된다. 홍종희 이사는 전기차 설명회에서 “기아차는 짐을 실을 수 있는 전기차를 내년 10월께 개발 완료할 것”이라며 “현재 30대만 시범 생산한 고속전기차는 이후 250 대 정도 더 생산해 공공기관에 납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를 소비자가 구매하는 데는 2~3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5000여만원대로 알려진 블루온 가격을 낮추는 데 어느 정도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화성=한정연 기자 ja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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