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선수위원 → 경제학 박사 → 정치인 … 중 ‘탁구 여왕’ 덩야핑, 이번엔 언론인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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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중국의 ‘탁구 여왕’ 덩야핑(邓亚萍·37·사진)이 제2 인생을 잇따라 개척하고 있다. 23세에 선수생활을 은퇴했던 그는 스포츠 외교관으로 불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선수 위원과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과 공산주의청년단 베이징시 부서기에 이어 이번에는 언론인으로 변신 했다. 중국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부 비서장(사무부국장)에 최근 내정된 것이다.

현지 신경보(新京报)는 23일 “덩이 인민일보와 인터넷 사이트인 인민왕(人民網)이 합작해 만들고 있는 검색엔진 ‘인민 검색’의 대표를 겸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덩은 1988년 15세의 나이에 탁구 중국국가대표로 발탁돼 96년 은퇴할 때까지 놀라운 기록들을 세웠다. 89년부터 세계 랭킹 1위를 18회나 기록했으며,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탁구 여자 복식에 이어 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단식 등 올림픽 금메달만 4개를 땄다.

그런 덩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것은 96년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당시 IOC 위원장의 추천으로 IOC 선수위원이 되면서부터다. 중국의 영웅으로서 먹고 사는 데 특별히 학벌이 필요하지 않았던 그였지만 국제 활동을 위해 공부에 도전했다. 그해 중국 명문 칭화(淸華)대 영문학과에 입학한 그는 사활을 걸고 영어 공부에 매달렸다. 졸업 뒤에는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노팅엄대학에서 현대중국학으로 석사를 마친 뒤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그의 제 2인생은 거침이 없었다. 중국 정협 위원에 뽑혔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에는 올림픽선수촌 대변인으로서 활약했다. 올림픽 유치위원회 홍보대사와 선수촌 대변인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에는 공청단 베이징시 부서기로 발탁됐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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