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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휘바람(?)을 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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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발음대로라면 ‘휘파람’이라고 써야 하겠지만, 왠지 ‘휘바람’으로 적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사이시옷을 넣어 ‘휫바람’이라고 쓰는 이도 있다. 그러나 입술을 좁게 오므리고 혀끝으로 입김을 넣어 불어서 맑게 내는 소리를 가리키는 낱말은 ‘휘파람’이다.

입으로 바람을 불어서 내는 소리이기 때문에 ‘휘’와 ‘바람’이 결합돼 ‘휘바람’이라고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그렇게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휘파람’의 어원을 찾아보면 옛 문헌에 ‘람’으로 나타난다. 앞에 다른 말이 결합돼 있지 않은데도 첫 글자(초성)가 ‘ㅍ’이었던 것을 보면 ‘바람’이 아닌 ‘파람’이 ‘휘’를 만나 ‘휘파람’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북한에서는 휘몰아치며 부는 바람을 ‘휘바람’이라 부르기도 한다. 북한의 문학작품에는 “한겨울의 마지막 강풍은 나무 정수리들에서 휘바람을 일으키며 앙탈을 썼다”와 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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