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문화대상] “경기침체 때도 임금동결·순환휴직 등으로 고용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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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박호환 아주대 교수

올해 노사문화대상 본선에는 16개 업체가 올랐다. 특히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있는 업체가 여럿 참여해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일부 기업에선 어린이와 가족들이 함께 심사사례를 발표하는 훈훈한 모습도 보였다. 국내 최고의 권위를 가진 노사문화대상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본선에 오른 업체 가운데는 눈에 띄는 중소기업이 많았다. 그 가운데 ㈜행남자기는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 회사는 향토기업이면서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 동력은 역시 노사상생협력이었다. 금융위기 때 잉여인력을 노사가 고민 끝에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전출시키는 방법으로 해결해 구조조정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대상을 받은 업체의 공통점은 경기침체에 따른 잉여인력을 정리해고라는 극단적인 수단에 의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금동결과 교육파견, 순환휴직, 명예퇴직 등으로 경기회복을 기다리면서 고용안정을 꾀했다.

극심한 노사분쟁을 거친 후 협력적 노사관계를 형성한 업체들에서는 사용자의 투명경영과 의사소통 노력에 노조의 공동체 의식이 더해져 있었다. 우리나라 노사관계는 막무가내식이고 전투적이라는 평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이번에 참가한 노조들은 모두 노조전임자수를 개정 노동법에 맞춰 적절히 조정했다. 위기극복을 위해 노사가 적극 협조했다. 선진국형 노사관계가 정착돼가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수상한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간에 큰 차이는 없다. 단지 수상업체 수가 한정돼 부득이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탈락한 업체에 심심한 위로를 드리며, 수상한 업체에는 축하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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