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디카에세이] 나무아미야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8면

아빠 나 야옹이 맞아요? 놀러 나갔다가 쥐들한테 창피당했어요. 자식들이 담벼락 밑에 모여서서 날보고 휘파람 휙휙 불어대기에 노려봤더니 뭐라고 그러는 줄 아세요. 어쭈구리 그래서 어쩔 건데 한번 해보자는 거야 뭐야. 아 그러는 거예요. 또 저기 저 쥐 파먹은 머리 하고 있는 녀석은 내 어깨를 툭툭 치더니 히죽 웃으며 가더라고요. 대체 쟤들이 뭘 믿고 저렇게 간이 커졌죠. 글쎄다, 조실스님 믿고 나대는 모양인데 아빠가 날 잡아서 푸닥거리 한번 하마. 와 울아빠 울트라 캡숑 짱이야. 너희들 이제 죽었다. 아빠 그런데 이상해요. 저 애들만 보면 왜 군침이 돌죠. 이빨이 근질근질한 게 그냥 콱 물어버리고 싶거든요. 안돼, 그러다 스님한테 걸리면 당장 보따리 싸야해. 말썽 피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스님이 우리 집 대문까지 만들어줬잖아. 고양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하느니라.

- 대구 팔공산 부인사에서

윤명대(30.대구시 수성구 지산1동 서한청산맨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