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사회 표대결로 간 ‘신한 사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재일동포 사외이사와 주주 등 27명은 이날 나고야 메리어트호텔 16층 연회장에서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불러 내분 사태의 경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렇게 결정했다. 이들은 회의에서 세 사람의 발언을 각각 들은 뒤 ▶재일동포는 일치 단결해 신한지주를 전면 지원한다 ▶신한지주 이사회 결의에 전적으로 따른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사회 안건을 미리 정하지는 않기로 했다. 신한지주는 이사들의 일정을 확인해 조만간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하지만 은행 측 계획대로 신 사장 해임안이 안건으로 채택될지는 미지수다.

위성호 신한지주 부사장은 회의가 끝난 뒤 “안건을 정하는 것은 이사들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이사들이 소신껏 정하게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 사장의 해임안을 상정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조건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라 회장은 주주들에게 “(저를) 믿고 맡겨주고, 격려해주시면 반드시 조기에 수습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신 사장을 고소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맞서 신 사장은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과연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느냐”며 결백을 호소했다. 이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신 사장은 “세 사람이 한 발 물러서고 중립적인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라 회장은 “주주들이 이해를 해 주신 것 같다”며 “세 사람이 모두 물러나면 회사가 돌아가겠느냐”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나고야=김현기·한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