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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대형마트 온라인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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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틴틴 여러분은 대형마트에 얼마나 자주 가시나요? 장 보러 가는 부모님을 따라가서 간식거리를 고르거나 시식을 해본 경험이 다들 있을 거예요. 북적대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것저것 고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가죠. 그런데 요즘은 직접 매장에 가지 않고 마트 상품을 인터넷으로 사는 사람이 늘고 있답니다. 마트의 온라인몰에 들어가 마우스로 원하는 상품을 클릭해 장바구니에 담은 뒤 신용카드 등으로 지불하면 몇 시간 안에 집으로 배달이 된답니다. 요즘은 이처럼 대형마트의 온라인몰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어요. 틴틴 여러분, 궁금하지 않나요? 늘 손님이 많은 대형마트가 왜 굳이 온라인몰을 강화하고 있는지, 온라인몰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사라질 것인지 말이에요. 그럼 지금부터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진경 기자

현재 우리나라의 대형마트는 전국적으로 400개를 넘어섰어요. 아마 틴틴 여러분의 동네에서도 이마트나 홈플러스,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전문가들은 국내에 들어설 수 있는 대형마트가 최대 470개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이상 들어서면 소비자 수에 비해 마트가 너무 많아져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거죠. 즉 추가로 생길 수 있는 대형마트는 70여 개로,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에 왔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게다가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도 변화하기 시작했어요. 오랜 불경기 탓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습관이 된 거죠. 혹시 부모님이 “대형마트에 가면 사지 않아도 될 물건까지 사게 되니 가지 말아야겠다”고 하는 말씀 들어본 적 있지 않나요? 또 맞벌이 부부나 혼자 생활하는 ‘싱글족’이 늘어나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이들은 집 근처 수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꼭 필요한 양만큼만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오프라인은 정체, 온라인은 쑥쑥

이런 이유들로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수가 예전 같지 않답니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 대형마트 시장의 성장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초 내놓은 ‘2010 유통산업전망’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연평균 13%를 유지했던 대형마트 시장의 성장률이 2008년부터 올해까지는 연평균 3%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잘나갔던’ 대형마트들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눈을 돌리게 된 것이 온라인 시장입니다.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온라인 시장은 최근 쑥쑥 성장하고 있어요. 여러분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책이나 전자제품을 사본 경험이 한번쯤은 있겠죠?

인터넷 쇼핑몰 중에서도 대형마트가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몰의 성장속도는 놀라울 정도예요. 각 업체 자료를 바탕으로 종합해 보니 매출 신장률이 2007년 37%, 2008년 50%, 2009년 33%나 됐습니다. 올해에도 57% 성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쯤 되자 대형마트들이 인터넷 쇼핑몰을 바라보는 시각도 확 달라졌어요. 인터넷 쇼핑몰을 보조 판매수단으로 여길 게 아니라 인터넷 쇼핑몰에서 본격적으로 물건을 팔아보자는 것이지요.

먼저 나선 건 홈플러스입니다. 홈플러스는 2002년부터 인터넷 쇼핑몰(homeplus.co.kr)을 운영해 왔어요. 채소·육류 등 신선식품에서부터 가전제품·의류 등 총 2만5000여 가지 상품을 갖추고 있었죠. 하지만 그때만 해도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5월 인터넷 쇼핑몰을 크게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어요. 우선 취급상품을 2013년까지 100만 종으로 확대한다고 해요. 지금의 50배 규모죠. 이를 위해 기존 대형마트에서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던 상품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침대·장롱과 같은 대형 가구부터 수입 아기용품까지 판매한다고 합니다.

더욱 눈에 띄는 건 배송 서비스입니다. 동네 수퍼도 아닌 덩치 큰 대형마트가 과연 신선식품을 제때 배달할 수 있을지, 틴틴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 배송 서비스 업그레이드

홈플러스는 원래 하루 4번 물건을 배송해 왔는데, 그걸 10번으로 늘렸어요. 이 ‘1일 10회 배송 서비스’ 덕분에 고객이 주문한 뒤 기다리는 시간이 기존 4시간에서 절반인 2시간으로 줄었어요. ‘배송 메모’ 서비스도 인기입니다. 예를 들어 생선을 주문할 때 구이용인지 조림용인지, 또는 세 토막을 내달라고 할지 네 토막을 내달라고 할지를 ‘배송 메모’ 칸에 남기면 그에 맞게 손질된 생선을 받을 수 있는 거죠. 마트 직원과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세 토막 낸 조림용 갈치 두 마리’를 두 시간 만에 집으로 배달받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지 않나요?

특히 직장인 이용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저녁 7시 이후에 상품을 배달받는 고객이 2002년 3%에서 2009년 23%까지 늘어났을 정도예요. 홈플러스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 2013년까지 매출을 1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합니다.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 역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마트의 인터넷 쇼핑몰인 이마트몰(emartmall.com)이 처음 오픈한 건 2000년 12월인데요. 2008년 8월 홈페이지 디자인을 1차로 개선한 데 이어 지난 7월 대대적으로 홈페이지를 개선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하루 최대 10차례까지 배송하는 건 홈플러스와 같아요. 이마트몰의 특징은 신선식품에 강점을 보인다는 건데요. 1만여 개의 온라인 전용 식품군을 도입했어요. 그동안 인터넷 쇼핑몰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흑산도 홍어, 황제도 미역 등 1500여 가지의 지역 특산물을 도입했답니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점포 픽업 서비스도 시작했어요.

인터넷으로 미리 주문한 뒤 원하는 시간에 매장으로 가서 받아올 수 있는 거죠. 홈페이지 개선 직후인 7월 5일부터 12일까지 8일 동안의 매출을 봤더니,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7%가 늘었고 그 전 주와 비교해서도 25% 이상 증가했다고 하네요.

롯데마트도 지난 5월 3일 인터넷 쇼핑몰인 롯데마트몰(lottemart.com)을 전면적으로 개편했습니다. 롯데마트는 인터넷 쇼핑 서비스를 2007년 2월에 시작했습니다. 다른 두 대형마트에 비해 후발 주자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배송지역을 크게 늘려 전국 대부분 지역에 당일 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롯데마트몰은 2008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해 약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어요. 올해는 매출 1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매장 돌아다니면서 주문한 상품 골라 담는 ‘피커’가 있어요

어떻게 수많은 주문량 처리할까요

틴틴 여러분, 온라인몰에서 파는 그 많은 상품은 다 어디 보관돼 있을까요? 주문하면 누가 물건을 골라 담는지, 수많은 주문량을 어떻게 그토록 빨리 처리하는지도 궁금한 사항입니다.

우선 다른 인터넷 쇼핑몰과 달리 대형마트 온라인몰은 별도 물류센터가 필요 없어요. 동네마다 있는 오프라인 매장 자체가 훌륭한 창고니까요. 물론 앞으로 새로운 종류의 상품을 취급하게 되면 이런 방식도 변화할 겁니다. 예를 들어 일부 대형마트 온라인몰은 기존 매장에서 취급하지 않던 가구나 가전제품을 판매할 계획인데요. 그 상품은 오프라인 매장에 보관하는 게 아니라 제조업체가 고객에게 직접 배달하도록 할 예정이래요. 그러면 매장을 넓힐 필요도 없고 운송비·보관비를 줄여 좀 더 저렴한 가격에 팔 수 있으니까요.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피커’들이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대신 쇼핑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30∼40대 주부로 구성된 피커(picker) 300여 명을 두고 있다. 피커들은 ‘팀패드’라는 단말기를 이용해 넓은 매장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이며 쇼핑을 한다. [홈플러스 제공]

하지만 원래 매장에서 팔던 물건을 고객이 인터넷으로 주문했을 때,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상품을 골라 담는 사람이 있어야 하겠죠. 예를 들어 홈플러스에는 ‘피커(picker)’가 있습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피커들이 매장에 나가 진열돼 있는 상품을 마치 쇼핑하듯 카트에 담아요. 홈플러스 117개 점포 중 배송 거점 역할을 하는 점포는 총 48점이고, 여기서 일하는 피커는 현재 300명쯤 됩니다. 대부분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의 주부들이에요. 주문을 인터넷으로 했을 뿐,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사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각종 할인·증정 등 혜택도 똑같이 주어진답니다.

피커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 해도 그 넓은 매장에서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정확히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죠. 그래서 피커들은 ‘팀패드’라는 단말기를 활용합니다. 팀패드는 고객의 주문 내용에 따라 매장을 어떤 순서로 돌면 되는지 동선을 그려주고, 상품이 어디에 진열돼 있는지 정확히 알려준답니다. 보통 공산품이나 가공식품에서 시작해 신선식품, 냉장·냉동 식품 순서로 안내해요. 매장을 도는 동안 식품의 신선도가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죠. 피커들이 이렇게 골라 담은 상품은 냉장고·냉동고가 갖춰진 배송 차량에 실려 집집마다 배달됩니다.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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