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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할 게 없어 농사 짓는다고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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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농업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 틈나는 대로 우리 회사의 종자를 사용하고 있는 농가를 방문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만큼 허물없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사 외에는 할 게 없어서…. 비전이 있나요?”라고 반문하는 농업인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꼈다. 심지어 농업을 공부하는 학생조차도 농업 공부를 부끄럽게 여긴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사실 한국 농업엔 만만찮은 어려움이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어느 농촌에서나 한창 일할 젊은이 대신 연로하신 어르신들만 계신다. 또 농업에 대한 주목도가 다른 산업에 비해 낮다. 그 와중에 중국에서 값싼 농산물이 쏟아져 들어와 가격 경쟁만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신 농업기술을 연구하는 기업도 많지 않다.

그렇다 해도 한국 농업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과 기술력은 다른 나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몬산토코리아가 주력하고 있는 채소종자 산업만 봐도 ▶농업 기술력 ▶효율적인 유통구조 ▶농업의 발전과 현대화를 위한 정부 지원이라는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녹색성장산업을 통해 농업의 기여도가 점점 강조되고 있고, 정부도 종자산업을 신성장 동력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 농업발전에 긍정적인 신호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한국 농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수한 인적 자원 없이 저절로 발전하는 산업이란 없다.

하지만 한국에선 농업에 종사하려는 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아쉽다. 한국 농업, 더 나아가 세계 농업 발전에 기여하려는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선 농업에 대한 인식도 개선돼야 하겠지만, 그들이 연구를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 필요하다.

지난 2년간의 경험에 비춰 보면 한국은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생명공학·전자·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이끌고 있다. 스포츠에서도 한국인은 뛰어난 역량을 보여 줬다. 농업도 장기적으로 전략적인 투자를 지속해 나간다면, 한국은 단시간 내에 농업 선진국으로 성장해 세계적인 식량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비욘 노이만 몬산토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