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인구 70%가 인터넷 사용하는 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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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 인구의 비율이 70%를 넘어섰다는 소식이다. 정보통신부의 조사에 따르면 만 6세 이상 국민의 70.2%인 3158만명이 인터넷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쯤 되면 사실상 거의 모든 국민이 인터넷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은 이제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 잡아 생활의 일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지 오래지만 최근 들어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 같은 인터넷 강국의 면모는 우선 정보기술(IT)산업 발전의 토대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의 큰 자산이다. 벤처 거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신생기업이 인터넷 관련 기술과 사업을 개발해 내고 있다. 이들 가운데 앞으로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세계적인 IT기업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그런 면에서 인터넷이 앞으로도 우리나라 IT산업의 기름진 토양이 될 수 있도록 이용률을 더욱 높여야 한다.

인터넷은 또 단순한 정보검색이나 e-메일 교환을 위한 수단에서 벗어나 학습도구나 쇼핑 및 예약, 인터넷뱅킹 등으로 이용영역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대량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단시간 내에 유포될 수 있는 물적 기반이 조성됨에 따라 국민의 생활 행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생활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민주적 의사결정의 가능성이 확대됐다. 반면에 개인정보의 유출 가능성이 커지고, 걸러지지 않은 쓰레기 정보들이 범람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인터넷 중독이나 인터넷을 통한 무분별한 떼거리 인신공격 같은 새로운 사회병리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또 한 가지 염려스러운 점은 인터넷 이용의 연령별.직업별.소득별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보 격차는 앞으로 노령화의 진전과 소득격차의 확대와 맞물려 세대 간, 빈부 간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 이제는 인터넷 이용률뿐 아니라 정보 격차의 해소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