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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135> 가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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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시인 김광균(1914~1993)이 쓴 ‘와사등(瓦斯燈)’입니다. 와사등은 석탄가스를 활용한 가스등으로 와사(瓦斯)는 가스(gas)의 음차식 표기입니다. 석탄가스에서 천연·석유가스로 중심이 옮겨지기는 했지만 오늘날 우리 생활 곳곳에 가스가 쓰이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최근 압축천연가스(CNG)를 연료로 쓰는 시내버스 사고로 인해 가스 안전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생활에서 에너지로 사용되는 가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염태정 기자

인천시 동춘동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 124만t의 천연가스를 저장할 수 있는 20여 기의 LNG 탱크가 있다. 국내 연간 사용량을 기준으로 약 18일분을 비축할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가스는 크게 천연가스와 인위적인 방법으로 석탄·석유에서 분리·제조되는 석탄가스, 석유가스로 분류할 수 있다. 석탄가스는 19세기 영국 런던에서 거리 조명용으로 사용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용됐고 1930년대까지 널리 쓰이다 천연·석유가스에 밀려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1907년 일한와사주식회사(日韓瓦斯株式會社)의 설립을 한반도 가스산업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보고 있다.

LNG·CNG·LPG
액화 상태로 만들면 운송·저장 쉬워

LNG는 천연가스를 액화시킨 것이다. 천연가스는 넓은 의미로는 화산가스·온천가스를 비롯해 자연에서 산출되는 가스의 총칭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자연상태의 가연성 가스 중에서 탄화수소류를 주성분으로 하는 가스를 말한다. 천연가스에서 아황산가스·질소·분진 등 불순물을 제거한 후 대량 수송 및 저장을 위해 섭씨 영하 162도로 냉각해 압축한다. 가스 상태의 천연가스를 액화하면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 운반과 보관이 쉽다. 우리나라에는 사실상 천연가스전이 없기 때문에 국내에서 소비되는 물량의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동해가스전에서 2004년부터 한 해 약 37만t의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으나 한 해 전체 사용량 약 2600만t에 비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천연가스를 외국에서 수입해 올 경우 액화된 상태로 운반하며, 국내에 저장할 경우에도 LNG 저장탱크에 액화된 상태로 저장해서 사용한다. LNG는 효율이 높고 깨끗해 청정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산업용 연료, 발전용 연료, 가정용 도시가스로 주로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LNG의 생산(해외채굴)·수입·유통을 담당한다.

CNG는 압축천연가스(Compressed Natural Gas)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기체 상태의 천연가스를 압축해 압력용기에 저장해 주로 차량용 연료로 사용한다. CNG버스는 오염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어 대기 오염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아 왔다. 최근 CNG를 담은 용기의 폭발 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LPG는 액화석유가스(Liquefied Petroleum Gas). 천연 유정에서 원유를 채취할 때 분리되거나 원유 정제 과정 등에서 만들어지는 가스를 압축한 것이다. 부탄·프로판 등이다. 운송을 쉽게 하기 위해 액화·냉각해 사용한다. 주로 소형 용기 등에 담겨 가정용 연료로 사용되거나, 자동차용 연료로도 쓰인다. 연소 시 발열량이 높고 석유류나 석탄에 비해 공해 요소가 적어 청정 연료로 꼽힌다. LPG는 원래 무색·무취한 가스다. 하지만 가스가 누출됐을 때 냄새로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업용이나 연구용을 제외한 일반 가정용 연료와 자동차용 가스에는 ‘메르캅탄’이라는 냄새를 나게 하는 물질을 첨가한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LPG는 업체들이 수입하거나 정유사들이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한다. LPG 수입은 현재 E1, 삼성토탈, SK가스 등 3개사가 하고 있다.

도시가스
70년 10월, 동부이촌동부터 공급 시작

도시가스는 배관을 통해 수요자에게 공급되는 연료용 가스를 말한다. 가구가 밀집된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배관망을 설치해 ‘도시가스’란 이름이 붙었다. 현재 사용되는 도시가스 연료는 대부분 천연가스다. 액화된 천연가스를 가스 형태로 바꾸어 배관을 통해 공급한다. 배관이 설치되지 않은 일부 지역에서는 LPG와 공기를 섞은 혼합가스를 도시가스 연료로 사용한다. 8월 현재 전국에는 33개의 도시가스 공급회사가 있으며 이들이 지역별로 공급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초부터 도시 연료의 현대화와 에너지 수급 구조 다원화 차원에서 연료용 가스 보급을 시작했다. 70년 10월 서울 동부이촌동 3000가구를 대상으로 도시가스(LPG) 공급을 시작했다. 80년대 들어 도시가스 사업은 더욱 확대돼 민영 도시가스회사의 설립을 통한 지역별 도시가스 공급이 본격화됐다. 86년 인도네시아에서 LNG를 처음 수입해 도시가스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의 98% 이상의 가정에서 가스를 쓰고 있지만 20여 년 전만 해도 가스는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사용하는 고급연료로 인식돼 주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도시가스는 가스레인지·가스온수 보일러 등 가정용뿐 아니라 산업용 보일러, 각종 기기, 열병합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가스는 연소효율이 높고 거의 대기 오염을 시키지 않으며 점화·소화, 저장·운반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누출된 가스가 산소와 결합하면 폭발화재의 위험이 있으므로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가스가 아무 때나 폭발하는 것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갖춰져야 폭발한다. 첫째는 가스가 누출돼 밀폐된 공간에 있고, 둘째 공기와 혼합돼 공기 중 가스 농도가 LPG는 2.1~9.5%, LNG는 5~15%가 되어야 한다. 셋째, 이런 두 가지 조건 아래에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점화원, 즉 불씨가 있어야 한다. 최근 CNG버스 사고는 엄밀히 말하면 이런 조건을 갖춘 ‘폭발’이 아니라 고압의 CNG용기가 파열된 사고다.

가스 안전지침

· 가스불을 켜기 전에는 창문을 열어 충분히 환기한다.

· 점화 때는 불이 붙었는지 확인한다.

· 이음매와 호스에서 가스가 새지 않는지 비눗물이나 점검액등으로 수시로 점검한다.

· 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가스연소기의 콕은 물론 중간밸브·용기밸브까지 잠근다.

· 해빙기에는 지반 침하로 배관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연결 상태를 점검한다.

누출 시 응급조치

· 연소기 콕, 중간밸브, 용기밸브를 잠근다.

· 창문과 출입문을 열고 환기를 충분히 시킨다.(선풍기·환풍기를 틀면 전기스파크가 점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화기를 멀리하고 전기기구를 절대로 만지지 않는다.

· 가스를 공급한 업소에 연락해 점검받은 뒤 사용한다.

자료:한국가스안전공사


자료 도움: 대성그룹·E1·삼천리·SK에너지·GS칼텍스·삼성중공업·한국가스공사·한국가스안전공사(무순)



고부가가치 선박, 가스 운반선
한 척에 수천억원 LNG 운반선 영하 162도로 천연가스 옮기죠

가스를 실어 나르는 가스 운반선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모스형 LNG선

LNG운반선은 배 가격이 보통 2억 달러(약 2400억원)를 넘는다. 국내 조선업계가 세계 LNG 선박 건조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동이나 인도네시아 등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는 LNG선을 통해 국내로 들여온다. 천연가스는 영하 162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액체가스, 즉 LNG로 변한다. 천연가스는 액화되면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 운송과 저장이 쉽다. 이 때문에 LNG선의 핵심 기술은 이 같은 초저온에 견딜 수 있는 금속재료와 외부로부터의 열 유입을 차단하는 방열장치를 갖춘 일종의 창고(화물창)를 만드는 것이다. 화물창의 소재로는 초저온에서도 쉽게 깨지지 않고 강도가 유지되는 니켈합금강·스테인리스강·알루미늄합금 등이 사용된다. 소재로는 특수목재·폴리우레탄폼·유리섬유 등이 이용된다. LNG는 영하 162도의 저온 상태가 유지되지 않으면 화물창 내에서 증발해 기체로 변하기 때문에 화물창 자체뿐 아니라 화물창을 감시·제어하는 시스템도 중요하다.

멤브레인형 LNG선

LNG선은 화물창의 형태에 따라 일반적으로 모스형과 멤브레인(membrane)형으로 나뉜다. 모스형은 둥근 공 형태의 탱크를 선체에 탑재한다. 화물탱크와 선체가 독립돼 있다. 노르웨이의 모스 로젠베르그사가 개발해 기술 특허가 있다. 모스형은 한때 LNG선의 주류였으나 최근 점점 줄고 있다. 용적 효율이 낮고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이다. 최근에 건조되는 LNG선은 선박 내부에 박스 형태의 화물창 구조를 가진 멤브레인형이다. 모스형에 비해 가격이 싸고 용적 효율이 높으며 설계 변형이 자유롭다. 프랑스의 GTT사가 특허를 가지고 있다. 멤브레인은 사전적으로 기체나 액체를 차단하는 얇은 막이란 의미다. 최근 LNG선은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생산·액화·저장할 수 있는 LNG-FPSO(LNG-Floating Production Storage & Offloading) 등도 제작되고 있다.

LPG선은 프로판과 부탄 같은 석유가스를 액화시키기 위해 화물창에 가하는 압력과 냉각 여부에 따라 크게 완전 가압식, 반가압·반냉동식, 완전냉동식으로 구분한다. 통상 2만㎥ 이상 크기의 LPG선은 완전 냉동식을 채택하고 이때의 운송 온도는 섭씨 영하 48도를 유지한다. 화물창은 영하 48도에서 견딜 수 있는 물질로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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