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엄기영, 이모저모 참 수상한 춘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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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엄기영(사진) 전 MBC 사장의 ‘춘천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엄 전 사장은 지난달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의 한 아파트로 주민등록을 옮겼다.

정세균 전 대표는 1일 강원 지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모저모 참 수상한 춘천행”이라며 “한나라당과 짬짜미를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이광재 강원지사의 지사직 유지가 걸린 대법원 판결에 대비, 엄 전 사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도지사 재선거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60일 이전에 해당 지역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해야 한다.

정 전 대표는 “정치하는 것도 자유고 이사하는 것도 자유지만 염치라는 게 있고 상도의라는 게 있다”며 “무죄인 이광재에게 죄를 덮어씌우고 다음 도지사 선거를 미리 준비하는, 정권 차원의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과 분노가 있다”고 발끈했다. 특히 그는 “(엄 전 사장이) 얼마 전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하겠다고 했었다”며 “그런 말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정치 입문부터 찜찜하게 시작해서 되겠는가”라고 했다.

민주당은 6·2 지방선거 때는 도지사 후보, 7·28 재·보궐 선거 때는 이광재 지사의 지역구였던 태백-영월-평창-정선 후보로 엄 전 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냈으나 불발로 끝났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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