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의 파동이 나무산의 능선으로, 참나무의 나이테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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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호 07면

‘Terra Incognita (Delta)’(2010). CNC-milled and hand-finished oak, 162×60×81㎝

이번에는 뇌파다. 그림·설치·미디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방위적 활동을 펼쳐온 작가 배영환(41)이 자신의 뇌파 그래프를 토대로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이름하여 ‘오토누미나(Autonumina)’.

배영환 개인전 ‘Autonumina(오토누미나)’8월 26일~10월 1일 서울 화동 PKM 갤러리·Bartleby Bickle & Meursault, 문의 02-734-9467

‘스스로 찾아내는 경건함’이라는 뜻으로 만들었다는 이 단어를 통해 작가는 “무의식에서 나오는 상상력이 문화를 결정한다”는 자신의 지론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내 마음속엔 역동적인 것을 포함하는 큰 이미지가 있다. 그것을 가장 내추럴한 소재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다. 때로 크게 때로 잔잔하게 나타나는 뇌파의 진폭 그래프는 그에게 심산유곡의 능선을, 수평선 근처의 다도해를, 줄줄이 밀려오는 파도를 떠올리게 했다. 그가 떡 주무르듯 다듬은 흙과 나무에서 청자 섬이, 백자 파도가, 그리고 나이테가 선명하게 드러난 참나무 원목 산맥이 나타난 이유다.

“대상과 찰나적으로 만나는 순간에 바로 예술이 있다”고 주장하는 작가는 “스키장에서 남들이 지나간 스키 자국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넘어지더라도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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