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리빙] 지갑은 얇고 … 설 장보기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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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주부에게 명절은 '장보기'가 반이다. 제사상 차리는 것은 물론이고 연휴 동안 가족과 친지들이 먹을 음식을 미리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음식을 한꺼번에 장만하게 되므로 규모 있게 장을 보되 품질 좋은 식품을 골라 맛있는 상차림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보자.

명절 상에 오르는 음식은 정해져 있는 것 같지만 지역마다 집집마다 다르다. 따라서 집안 풍습에 맞춰 상에 오를 음식을 꼼꼼히 정리하고 그에 따른 구입 목록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메모한 뒤 장을 봐야 불필요한 구입을 막을 수 있다. 장에 가기 전에 반드시 냉장고를 살펴 부족한 것 위주로 장을 보자.

생선.과일 등 제수용품은 지역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집에서 가깝고 값싸게 파는 시장을 사전에 알아두는 것이 필수다. 물론 식구가 많지 않다면 소포장한 식품을 비교적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농협이나 백화점, 대형 할인매장 등도 괜찮다. 이런 곳에서는 필요한 품목을 한자리에서 모두 구입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속아 살 가능성도 작다. 반대로 식구 수가 많다면 직거래 장터나 재래시장에서 큰 단위로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구입 시기는 식품별로 차이를 두는 게 좋겠다. 생선이나 쇠고기.과일처럼 명절이 임박할수록 값이 오르거나 오래 보관해도 괜찮은 것은 미리 사 둔다. 특히 생선은 미리 구입해 깨끗이 손질해 냉동 보관한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미리 사 두지 못했다면 명절 바로 전날 밤에 사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 과일도 보통 일주일 전쯤에 사야 신선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쌀가루는 미리 빻아 냉동실에 넣어 둔다. 명절 전날엔 방앗간이 붐비기 때문이다. 가래떡 역시 미리 준비해 이틀 정도 말린 후 어슷하게 썰어 준비하면 일손을 덜 수 있다.

나물류는 사나흘 전 구입해 손질하고 물에 불려둔다. 일반적으로 고사리.시금치.도라지 등 3색 나물이 기본이며, 숙주나물.취나물 등을 더해 5색 나물로 차리기도 한다. 기타 채소류는 명절 전날 구입해야 신선하다.

장을 볼 때는 가급적 그 자리에서 손질해달라고 하는 것도 알뜰 장보기 요령이다. 음식 쓰레기가 많아지는 것도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품질 좋은 제수용품을 구입하고자 한다면 원산지 표시를 꼭 확인하자. 적어도 대형 마트에서 사면 생산지 구분이 가능하지만, 시장에서 살 때는 나름대로 구별법을 알아둬야 한다. 특히 고사리.도라지.대추.밤.곶감.조기.더덕 등은 국산으로 둔갑한 수입품이 많으므로 주의한다.

김영미 '월간 앙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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