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도 먹고 살지요.
계절은 피부로, 마음으로,
눈과 코로 마시지요.
누군가 말했어요.
살림살이는 비록 구차하지만
사계절이 있어 풍성하다고요."
전우익님의 수필
'사람이 뭔데'의 일부입니다.
지율 스님은 오늘도 밥 대신
천성산의 사계절을 먹는다죠.
철쭉으로 분홍빛 물든 봄
꽃과 나비 날아드는 여름
억새로 뒤덮인 가을
칼바람이 달빛에 잠드는 겨울.
이곳에 터널을 만들면
철길 뻥 뚫리는 만큼
콱 막히는 생명도 생긴데요.
"내가 마르는 것 말고
우리 강산이 마르는 걸 보세요."
스님은 이 말을 남기곤
연락을 끊었답니다.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 공사 중단과 환경 재평가를 요구하며 단식을 계속해온 지율 스님이 행방을 감췄다.
홍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