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깊이읽기] '코드브레이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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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브레이커
원제 The Code Breakers
데이비드 칸 지음, 김동현 외 옮김
이지북, 1072쪽, 4만9000원

1942년 미드웨이 해전은 태평양전쟁에서 미국과 일본의 운명을 가른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서 미국이 일본 해군의 암호를 해독한 것이 승패를 갈랐다는 정설이다. 나아가서는 암호 해독이 태평양 전쟁을 일년 이상 일찍 끝내는 데 기여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그런가 하면 미국 독립전쟁 당시 토머스 제퍼슨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잉크'를 개발해 전선의 워싱턴 장군에게 사용을 권유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암호를 둘러싼 경쟁이, 세계사를 풀어가는 키워드 중 하나라는 것이 이 책의 시각이다. 여기엔 고대 이집트에서 상형문자의 변형으로 암호가 시작되었지만 중국에선 문자 해독 자체가 소수의 특권이었기에 별도의 암호학이 발달하지 않았다는 등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가 가득하다.

'과학총서' 중 하나지만 지적 호기심이 강한 일반인들도 읽을 만하다. 단지 중국 인명도 영어식으로 표기해 마치 암호 같은 대목은 아쉽다.

김성희 기자 jaejae@j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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