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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호르몬 부족하면 잠잘 때 식은땀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80호 18면

이번 여름도 무더위로 인해 땀을 꽤 많이 흘리는 것 같다. 특히나 열대야가 있는 날 밤에 온 몸이 땀으로 목욕하는 것은 다반사다. 그러나 날이 덥지도 않은데 밤에 땀을 흘리는 분도 많다.한 보고에 의하면 외래 방문 환자의 40% 정도가 최근 1개월에 한 번 이상 밤에 땀(야간 발한)이 난 적이 있다고 하며, 이 중 약 반은 밤에만 땀을 흘린다고 한다.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사실 땀은 생리적인 현상인 동시에 생명유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더운 날 체온 조절을 위해서 땀이 나기도 하지만 감정 변화에 의해서도 땀이 나게 된다.더운 날에 흘리는 땀은 주로 팔다리나 몸통에서 나지만 긴장하거나 불안할 때 흘리는 땀은 주로 얼굴·겨드랑이·손바닥·발바닥에 많이 난다. 일반인들은 하루 600~700mL의 땀을 흘린다. 마라톤 선수의 경우 1시간에 최대 1~2L 정도까지 땀을 흘리기도 한다.

땀 중에서도 ‘진땀’이란 애를 쓰면서 흘리는 땀을 말하며, ‘식은땀’은 쇼크를 받거나 무척 놀랐을 때 오싹하며 한기를 느끼면서 흘리는 땀이다. 식은땀은 자율신경인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흘리는 땀으로 크나큰 위험에 처했을 때 몸을 미끄럽게 하여 잘 빠져나올 수 있게 하려는 신체의 반응이라고 한다. 수면 중에 나는 땀은 식은땀인 경우가 많다.

더운 날도 아닌데 밤에 땀이 나는 경우는 우선 악몽을 꾸거나 불안증, 공황장애가 있지 않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여성들은 폐경기가 되면 잘 때 땀이 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폐경이 되기 1, 2년 전부터 땀이 날 수 있다. 최근에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한 경우 수면 중에 땀이 난다고 하며 이 경우 남성호르몬 보충으로 회복될 수 있다. 또한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도 호흡이 멈춘 시간 동안 땀을 흘릴 수 있다.

의학적으로 야간 발한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결핵 같은 감염병이나 림프종 같은 암이다. 그리고 저혈당이 수면 중에 나타날 때에도 땀이 날 수 있다. 당뇨약이나 인슐린으로 치료 중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 수면 중에 저혈당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야간 발한의 원인으로 위식도역류질환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야간 발한이 자주 있는 환자에게 위식도 역류 치료를 하였더니 약 80%에서 수면 중에 땀이 나지 않게 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알코올 중독자도 밤에 혈중 알코올 농도가 떨어지면서 땀이 나는 경우가 있다.
비만한 사람들 중에는 건강해도 수면 중에 땀이 나는 경우가 많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의 경우 피부 표면적은 체중이 정상인 사람과 차이가 없는데 체내에서 열 생산은 많기 때문에 피부에서 체열을 충분히 식히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땀으로 체열을 대신 방출하게 되기 때문이다.

땀이란 귀찮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체온 조절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며 우리 몸이 불편하다는 것을 표시하는 신호일 수도 있다. 또한 일하면서 흘리는 땀은 보람된 것이다. 서양 속담에 “No sweat, no sweet!”란 말이 있다. 땀을 흘리지 않으면 달콤한 결과도 없다는 말이다. 필자도 지금 이 글을 읽고 주변 사람들이 해 줄 ‘달콤한’ 칭찬을 기대하며 진땀을 흘리며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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