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변화 읽고 시장 먼저 뛰어들어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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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중앙일보 2002 히트상품 선정에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상품을 가지고 응모하여 심사위원들을 즐거운 고민에 빠지게 했다.

심사위원들의 엄중하고 공정한 평가를 거쳐 히트상품이 선정됐다. 부문은 달라도 히트상품을 선발한 기준에는 상식처럼 되어버린 마케팅의 기본법칙이 일관성 있게 적용되었다.

첫째 마케팅은 소비자의 욕구를 다룬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처럼 히트상품의 아이디어는 구매자 입장에서 발상된다. 히트상품 뒤에는 항상 기업의 목표시장에 대한 꾸준한 이해 노력이 따른다. 제품이 제 기능을 발휘하고 소비자에게 오랫동안 즐거운 체험을 안겨줄 때 히트할 수 있다.

둘째 마케팅은 창조다. 소비자들의 욕구는 항상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를 읽고 예측해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시장에 먼저 뛰어들어야 선점우위를 누릴 수 있고 히트할 수 있다. 많은 경우 시장은 이를 먼저 찾는 기업의 편을 들어준다.

셋째 마케팅은 조화의 이론이다.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수단과 도구들, 즉 제품 디자인부터 서비스, 유통 등이 조화를 이뤄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때에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품의 이미지와 그 상품이 판매되는 소매점의 이미지가 잘 맞지 않으면 양복을 입고 고무신을 신은 사람처럼 우스운 모양새가 되고 만다.

넷째 마케팅은 인식의 싸움이다.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할지라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인식되고 기억되지 않으면 진흙 속의 진주에 그친다.

이 때에도 광고와 판매촉진이라고 하는 무기들이 일관성 있게 조화를 이루며 사용될 때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다.

다섯째 마케팅은 신뢰의 경쟁이다. 기업이 광고를 통하여 소비자들에게 내 건 약속들은 소비가 끝나는 시점까지 지켜져야 신뢰를 쌓아갈 수 있다. 그리하여 소비자들로부터 믿을만한 브랜드로 인정받고 그들 간에 이러한 이야기가 회자되며 상품이 유행을 탈 때 진정 히트상품이 될 수 있다.

끝으로 마케팅은 장거리 마라톤 경주다. 소비자들의 소비행위는 평생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것이므로 기업은 소비자에 대해 상품을 놓고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나가야 한다. 최근 고객관계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가 마케팅 분야에서 최고의 화두로 등장했다. 기업이 고객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제품 출시 후에도 부단한 혁신과 마케팅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번에 선정된 히트상품 중 우리 귀에 익숙한 브랜드들은 바로 이러한 노력을 꾸준히 해온 상품들로 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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