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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에 탈북 청소년 전용학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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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을 이탈해 국내에 사는 청소년들의 남한사회 적응을 도울 대안학교가 오는 9월 경기도 안성에 생긴다.

경기도 교육청은 21일 학교법인 전인학원이 북한 이탈 청소년을 위한 중.고 통합과정의 특성화 학교를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10의 1 일대 2만㎡(건물 용지 1만4000㎡, 체육시설 용지 6000㎡)에 세우기 위해 '학교시설 사업시행계획서(가칭 한겨레학교)'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원불교 산하 법인인 전인학원은 학업 중단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경기도 용인 헌산중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의 시설비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운영비는 경기도 교육청과 통일원이 각각 지원한다.

전인학원 측은 사업승인을 받는 즉시 학교 설립인가 신청 등 후속 절차를 밟아 늦어도 9월 초 30~40명의 북한 이탈 청소년을 선발해 임시 개교할 방침이다. 그 뒤 한 학기 동안 예비운영을 한 뒤 내년 3월 ▶중학과정(6학급) ▶고교과정(6학급) ▶취업과정(2학급)을 설치하고 모두 280명의 학생을 받아 정식 개교하게 된다.

이 학교는 청소년들이 길게는 2년까지 재학하며 일정 교육을 받은 뒤 일반학교로 편입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된다. 교육 프로그램은 일반교육과정 40%, 컴퓨터.외국어 30%, 특기 개발과 직업교육 30% 등으로 이뤄지며 특별활동반으로 외국어반.미술반.음악반.체육반.연극영화반.컴퓨터반.산업기술반 등이 설치된다.

당초 이 학교는 경기도 이천의 한 폐교 부지에 세워질 예정이었으나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발, 설립지를 안성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 정착한 북한 이탈자 가운데 학령기(6~20세) 청소년은 모두 625명에 이른다. 북한 출신 학생들은 통일부 산하 탈북자 정착지원 사무소(하나원)에 설치된 '하나둘학교'에서 두 달 동안 적응교육을 받고 일반학교에 편입하지만 정서적 불안감과 환경.문화 차이 등으로 인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설립 필요성이 커 승인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예비학교를 운영하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갖추게 되면 내년 3월 무난히 정식 개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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