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있는아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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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동구 넘어 저어기까지

바가지에 쌀 씻는 훈훈한 소리

해질녘

저녁밥 짓는 아련한 연기

밥 뜸드는 내음

이내 깔리듯 퍼져오는

어머니 내음

할머니 내음

맨발도 시리지 않아

손 터도 아리지 않아

-이경희(1935∼ )'박수근 화백의 정서' 전문

먼 나라의 친지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을 보내려면 오늘쯤에는 발송해야 할 것이다. 이왕이면 우리나라의 고유한 정서와 풍경이 담긴 카드를 고르고 싶은데,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대부분이 서양 것을 모방했다. 박수근의 향토 풍경이나 김기창의 한복 입은 성모상 같은 그림이 아쉽다.

김광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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