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엔 레이서… 평일엔 그래픽 디자이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7면

인터컨티넨탈 호텔 홍보실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는 김성범(35·사진)씨는 '스피드 매니어'다. 그는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있는 '아시안 라이브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도 일한다.

직업이 두개라 주중에는 낮밤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빠쁘다. 속도를 즐기는 일로 주말이 바쁘기는 마찬가지. 그는 봄·가을에는 '레이싱 카트', 여름에는 수상스키, 겨울에는 스키를 즐긴다. 1989년식 '폴크스바겐 GTI'를 3년 전에 구입했다.

金씨는 같은 차종 GTI(자동차 성능을 극대화시키는 엔진 튜닝 방식의 일종)를 소유하고 있는 '파워 GTI 동호회' 회원들과 토요일 오후에는 그룹 드라이빙을 즐긴다. 지난주에는 경기도에 있는 유명산에 다녀왔다.

동호회 사람들과 수입차 전문 부품 가게에 가서 차량 정비도 함께 배우고 부품과 액세서리 등을 공동으로 사기도 한다. 그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의 전문직 종사자가 대다수인 동호회 사람들과 보내는 주말이 더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호텔 내에서도 임직원들은 고급차나 레이싱 카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를 찾는다.

일요일에는 자유로 통일 동산에 있는 '카트 서킷'으로 향한다. 그의 꿈인 '레이서'가 되기 위해 레이싱 카트를 탄다. '레이싱 카트'는 원래 잔디 깎는 기계의 엔진을 변형해 만든 소형 자동차. 그는 7명으로 구성된 'R 스페이스 레이싱 팀'의 일원이다. 의사·디자이너·PC방 경영인·프로그래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일요일마다 모여 내년 시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몇 달 전 현대해상 오일뱅크 카트 페스티벌의 레저카트 일반전에서 2등을 차지했다.

김동섭 기자

don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