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배프로야구2002골든글러브]송진우 첫 '황금장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1면

'송골매' 송진우(36·한화)가 14년 도전 만에 생애 첫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1989년 프로에 데뷔한 뒤 프로통산 최다승(1백62승)을 기록하면서도 골든 글러브와는 한번도 인연을 맺지 못했던 송진우였다.

송진우는 "92년 다승과 구원왕을 동시에 석권하고도 골든 글러브에서 탈락했다. 나와는 인연이 없는 상인 줄 알았다. 그러나 꼭 10년이 흐른 뒤 이 자리에 섰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고 말했다. 송진우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02 프로야구 골든 글러브 시상식 투수 부문에서 총 투표수 2백72표 가운데 2백20표를 얻어 역대 최고령(36세9개월25일) 골든 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올 시즌 18승7패(2위), 방어율 2.99(2위)를 기록한 송진우는 다승 1위 키퍼(기아), 방어율 1위 엘비라(삼성·2.50)를 여유있게 제쳤다. 송진우의 수상은 '삼십대 중반이면 투수 황혼'이라는 통념을 깬 것이어서 더 의미가 컸다. 1루수 부문에서는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이 타격왕 장성호(기아)를 제치고 1위를 차지, 6년 연속 수상자가 됐다. 이 기록은 한대화(은퇴)가 86년부터 91년까지 3루수 부문을 6년 연속 수상한 것과 함께 역대 최다 연속 수상 타이 기록이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기아)은 외야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97년 해태시절 유격수 부문에서 수상한 뒤 5년 만에 자리를 옮겨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골든 글러브에서 지명타자를 제외하고 2개 부문 이상 수상한 주인공은 이순철(은퇴)·장종훈(한화)뿐이다. 장종훈은 지명타자까지 포함하면 유일한 3개 부문 수상자다. 송진우를 포함해 포수 부문 진갑용(삼성)과 2루수 부문의 김종국(기아), 외야수 심정수(현대), 유격수 브리또(삼성), 지명타자 마해영(삼성) 등 6명은 처음으로 골든 글러브를 차지했다.

마해영은 2백72표 중 2백70표를 받아 올해 골든 글러브 최다 득표율(99.26%)을 기록했다. 3루수 김한수(삼성)는 네번째, 송지만(한화)은 두번째 수상이다. 팀별로는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이 5명의 수상자를 배출, 올해를 '삼성의 해'로 마무리했다.

반면 지난해 4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배출했던 두산은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단 한명도 골든 글러브를 차지하지 못했다. 한편 스포츠사진기자협회가 선정한 골든 포토상에는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고 마해영이 기뻐하는 장면이 선정됐다.

이태일·김종문 기자

pineta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