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가축 매매기록, 장남 입사서류 내라” … 몰아붙이는 야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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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양승조 의원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의 정치역량을 고려할 때 차라리 총리를 하겠다고 하지, 왜 특임장관을 맡았나.”

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들과 각 상임위 위원들이 각 후보자에게 한 자료요청서를 보면 청문회의 초점이 무엇이 될지 짐작할 수 있다. 각 청문회의 저격수가 누구인지, 주요 공격포인트는 무엇인지가 청문회마다 자료요청 내역서에 모두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표 참조>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18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등을 위해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본지가 18일 입수한 자료요청 내역에 따르면 자료요청 건수에서 김태호 총리(789건)-이재오 특임장관(732건)-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610건)-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25건) 순으로 청문회 위원들의 관심도가 높았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에 대해선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의원, 민주당의 ‘3박’(박병석·박영선·박선숙 의원)이 주요 저격수로 나섰다. 자료요청 건수도 김 후보자 관련 최대 의혹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것이 가장 많았다.

박영선 의원의 경우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 구속된 김충곤 점검1팀장(당시 별정직 서기관)의 채용서류와 관련 업무일지 등 자료 일체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오 후보자에 대해선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영화 ‘오아시스’, 책 『고요한 돈강』을 감명 깊다고 선정한 이유”, “이재오 후보를 (언론들이) ‘왕의 남자’라고 칭하는 이유” 등의 신상 관련 질문을 쏟아내 후보자 측을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 후보자 측 관계자는 “보좌진도 어떤 자료에서 그런 신상정보를 찾아냈는지 몰라 어떻게 답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됐던 이 후보자의 “대학 졸업 후 중소기업에서 1~2년 일한 뒤 대기업 입사 자격을 주고, 재수생도 공장·농촌에서 일하게 해야 한다”는 발언과 관련해 장남의 현대자동차 입사 지원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재훈 후보자의 경우 배우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상가 및 부동산 매매, 임대계약 관련 자료와 세금납부 자료 요구가 집중됐다.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신재민 후보자에게 “차관 재직 시 YTN·KBS 사장 임명과 관련된 발언들의 경위에 대해 자료를 달라”고 요구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장녀의 미국 국적 취득 경위를 묻는 의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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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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