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李 구원투수로 대선 홍보 全權 부여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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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선거기획통인 윤여준(尹汝雋·전국구·얼굴)의원이 '구원투수'로 나선다. 이회창 후보는 8일 밤 尹의원에게 선거운동의 핵심 분야인 홍보와 미디어에 관한 전권(全權)을 줬다.

尹의원은 그동안 외곽을 돌았다. 당 선대위 미디어대책위원이란 명함밖에 없었다. 같은 직함의 위원들이 수두룩한 '한직(閑職)'이다.

李후보의 총애를 받던 그가 밀려나 있었던 데는 사연이 있다. 지난 5월 당 최고위원 경선과정에서 李후보와 가까운 몇몇 중진들에게 '찍혔기' 때문이다. 당시 당 대표직을 노리고 최고위원 선두경쟁을 벌이던 일부 민정계 중진들은 경선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자 尹의원을 탓했다.

민주당 설훈(薛勳)의원이 제기한 尹의원의 '최규선 돈 20만달러 수수설'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薛의원 고소와 농성으로 결백을 알리려 했지만 李후보 주변에선 그를 멀리했다. 그래서 대선기획단에도 끼지 못했다. 그런 그가 李후보의 호출을 받은 까닭은 상황이 다급하기 때문이다. 尹의원은 2000년 총선 때 '부패정권 심판론'이란 논리를 개발했다. 당시엔 그것으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이번엔 잘 통하지 않아 한나라당이 고전중이다. 尹의원은 "이젠 'DJ 대 반(反)DJ'만으론 안되며 '이회창 대 노무현'을 놓고 누가 더 좋은 대통령이 될지 자질과 능력을 심판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은 9일 동안 한나라당은 '안정이냐, 불안이냐''경륜이냐, 초보냐'는 양자 택일의 홍보 논리를 집중 전파할 방침이다.

이상일 기자 le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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