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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어깨 맞대고 '별 헤는 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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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가장 최근 별을 보신 게 언제였나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알퐁스 도데의 '별', 윤동주의 '별헤는 밤'등 아름다운 별을 소재로한 시와 소설들은 기억하시나요? 1분만이라도 하루에 한번씩 밤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습니다. 밤이 가장 긴 겨울입니다. 하루 중 별을 볼 수 있는 시간이 가장 긴 계절이지요. 든든한 외투 걸치고 별을 보러 가시죠. 당신은 어린 왕자가 네번째로 찾아간 별에서 만난 실업가 같은 사람은 아니시겠죠? 별에 대해 그저 "게으름뱅이들을 멍청히 공상에 잠기게 만드는 금빛나는 작은 것들"이라고 폄하하던 사람말입니다. "수백만개의 별들 중에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꽃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그 별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어.…내 별을 바라 봐. 바로 우리들 위에 있어…."('어린 왕자' 중에서) 계절이 지나가는 밤 하늘에 별이 반짝입니다.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이 묻어나는 별을 바라보노라면 어린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편집자

겨울철은 밤이 길고 대기의 흐름이 안정적이어서 별을 보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쏟아질 듯 많은 별을 보고 싶다면 공기가 맑고 주변 불빛이 없는 한적한 곳으로 간다. 깊은 산속이나 인적이 드문 바닷가 등이 그런 곳이다.

하지만 전문가에게 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하고 싶다면 천문대로 가는 것이 좋다. 전국의 천문대 중 가족이 갈 만한 곳으로는 대전 시민천문대, 강원도 영월 별마로 천문대, 경남 김해 천문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잇따라 문을 열었다. 모두 지방자치 단체에서 만든 천문대이고 최신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관람객들을 위한 상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운영 시간은 오후 2∼10시. 매주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명절에는 휴관한다.

천문대의 기본 시설은 천체투영실·관측실·전시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천체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다면 전시실→천체투영실→관측실 순으로 관람하면 된다.

전시실에서 시청각 자료를 통해 별에 대해 공부를 한 뒤 천체투영실로 옮겨 반구형 스크린에 재현된 별자리를 알아본다.

그리고 관측실에서 실제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한다. 천체투영실과 관측실에선 1∼2시간 간격으로 30분씩 안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시실은 우주와 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각종 시청각 자료를 모아 놓은 곳이다. 우주의 생성과 별의 탄생·소멸, 계절별 별자리 등 별에 대한 상식을 얻을 수 있다. 터치 스크린형 컴퓨터를 이용해 우주와 관련된 퀴즈를 풀어볼 수도 있다. 어린이들이 쉽게 우주를 공부할 수 있는 체험 기구 등도 마련돼 있다.

천체투영실은 지름 8∼9.5m의 돔형 스크린이 천장을 덮고 있다. 천문대별로 56∼80석의 좌석을 갖추고 있다. 좌석은 천장의 중심부를 향해 원을 그리며 배치돼 있다. 좌석에 앉은 뒤 좌석 한켠의 단추를 누르면 등받이 부분이 뒤로 기울어진다. 편안히 누워 스크린에 투영되는 '별들의 축제'를 감상한다. 일몰 후부터 다음날 일출까지 별이 이동하는 궤적을 그대로 재현한다.

대전·영월 천문대에서는 천체 전문가에 의해, 김해 천문대에서는 녹음된 프로그램에 따라 30분간 설명이 진행된다.

관측실은 천문대 가장 위층에 마련돼 있다. 실외 공간이며 망원경을 이용하는 공간이다. 한낮에도 볼거리는 있다. 태양에서 타오르는 가스가 분출되면서 나타나는 홍염(紅焰), 태양의 표면 중 주변보다 온도가 낮아 어둡게 보인다는 흑점(黑點)등이다.

실제 밤하늘의 별을 보는 시간은 일몰 한 시간 뒤부터 문을 닫을 때까지다. 많은 별이 좁은 범위에 모여 있는 성단(星團), 태양계의 행성 중 모습이 독특한 토성 등도 관측한다. 장갑·목도리 등 추위를 막을 수 있는 옷차림은 필수다. 청소년·어린이는 입장료를 할인해준다.

대전·영월·김해=성시윤 기자 copip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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