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아기…28세 되어 '은인 경관' 만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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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 28년만의 만남에서 긴박감은 사라지고 웃음만이 가득했다. 병원으로 가던중 차량 안에서 태어난 아기가 28살이 돼 당시 자신을 구해준 경찰과 재회해 화제다. 주인공은 미국 순찰경관이던 LAPD 폴 허난데즈 경관(지금은 특수작전과 캡틴)과 그의 손에 의해 세상을 볼 수 있었던 필리핀계 제니퍼 먼세약(28)씨.

먼세약 씨는 지금으로부터 28년 전인 1982년 2월 25일 오후 10시 56분 베벌리와 1가 사이의 버몬트 애비뉴 선상의 차량 안에서 태어났다. 당시 출산이 임박하자 먼세약 씨의 아버지는 자신의 차량에 부인을 태우고 병원으로 향하다 결국 딸 제니퍼를 차 안에서 낳게됐다.

하지만 갓 태어난 제니퍼가 숨을 멈춰가기 시작하자 아버지는 다급한 마음에 차에서 내려 주변사람들에 도움을 요청했다. 때마침 순찰중이던 허난데즈 경관과 파트너는 응급조치를 취하며 아기를 순찰차에 옮겨싣고 인근 병원으로 달려가 제니퍼의 목숨을 구했다. 허난데즈 캡틴은 강산이 3번이나 바뀔 시간이 흘렀음에도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차 속 신생아의 숨이 끊어져가고 있었다"며 "곧바로 아이를 인근의 할리우드 장로병원으로 데려갔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회상했다. 12일 제니퍼가 태어난 바로 그 장소에서 성장한 아이를 만난 헤르난데즈 캡틴은 연신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아름답고 바르게 자란 제니퍼를 보니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며 제니퍼의 얼굴을 보고 또 봤다.

생명의 은인을 만난 제니퍼도 "너무나도 만나고 싶었어요"라며 감사의 꽃다발과 함께 끊임없는 고마움을 나타냈다. 제니퍼는 "부모님으로부터 나의 특별한 출생 이야기를 듣고 날 안고 찍은 사진을 보며 늘 누구일까 궁금했었다"며 "만나보니 너무나도 멋진 분이셔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미주중앙일보 문진호 기자 jhmo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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